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5.13.
오늘말. 다른꽃
이리 보거나 저리 보아도 모든 사람은 달라요. 한배에서 나란히 나온 여러 아이도 서로 도드라진 모습이 있습니다. 매우 닮더라도 딴판이게 마련이라, 서로 똑같이 움직이지 않아요. 들에서 피고 지는 풀꽃 가운데 똑같은 풀꽃이란 없고, 멧숲을 이루는 나무 가운데 똑같은 나무란 없어요. 온누리는 다른별이 모인 터전이요, 이곳은 다른꽃으로 다른결을 이루는 삶터입니다. 재미나지요. 어쩌면 유난스럽다지만, 너랑 내가 같은 빛이라면 굳이 다르게 몸을 입을 까닭이 없어요. 톡톡 튀는 사람이 따로 없어요. 모두 돋보이면서 남다른 매무새에 눈길에 말씨에 삶입니다. 생각도 못 하기에 별쭝스럽지 않습니다. 뜻하지 않은 일이라서 드물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두드러지고, 수수하게 빛깔있어요. 용하게 해내는 일이 아닌, 새롭게 일구는 길입니다. 용케 하는 일이 아니라, 새넋으로 가꾸는 길이에요. 새눈을 뜨니 새롬빛입니다. 새삼스레 피어나니 새롬꽃이고요. 남하고 다르게 드러내거나 나타내려고 애써야 하지 않습니다. 이제껏 살아온 나날을 짚으면서 앞으로 살아갈 날을 헤아리면 넉넉합니다. 늦봄에 이르러 조물조물 오르는 괭이밥과 달개비를 지켜봅니다.
ㅍㄹㄴ
나오다·남다르다·남달리·다르다·다른·다른별·다른꽃·다른결·도드라지다·두드러지다·돋보이다·도두보이다·드물다·드문빛·드문꽃·딴판·또다른·뜻밖·뜻하지 않다·별쭝나다·별쭝맞다·별쭝스럽다·보기 드물다·보기 어렵다·보기 힘들다·부르다·불룩하다·볼록하다·빛깔있다·빛다르다·새롭다·새·새눈·새롬빛·새롬꽃·새뜻하다·새빛·새넋·새얼·새삼·생각밖·생각도 못하다·용하다·용케·유난·유난스럽다·재미·재미나다·재미있다·튀다·톡톡 튀다·튀어오르다 ← 이색(異色), 이색적, 이색분자(異色分子)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