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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일 ㅣ 숫자 그림책 시리즈 1
캐드린 오토시 글.그림,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16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4.30.
그림책시렁 1576
《One 일》
캐드린 오토시
이향순 옮김
북뱅크
2016.5.20.
우리는 ‘1’처럼 적으면 ‘하나’로 읽습니다. ‘一 二 三 四 五’는 우리말이 아닌 중국말입니다. ‘한(하나) 둘(두) 셋(석·세) 넷(넉·네) 닷(다섯)’이 우리말입니다. 《One 일》은 책이름부터 얄궂습니다. 왜 어린이한테 우리말 ‘하나’를 안 들려줄까요? ‘하나’란 ‘하 + 나’요, “하늘(한 + 울)인 나”를 뜻합니다. 일본사람이라면 ‘1’를 ‘이치’로 읽을 테고, 미국사람이라면 ‘원’으로 읽을 테지요. 우리는 이곳에서 짓고 가꾸고 일구는 살림결에 따라서 ‘하나’로 읽을 뿐입니다. 우리가 늘 바라보는 파란하늘은 둘이나 셋으로 못 가릅니다. 한덩이를 이루는 바람이자 하늘은 그저 하나입니다. 모든 사람은 바로 ‘하나’이고, 이 낱말이 품은 뜻처럼 ‘하늘(하늘님)’이에요. 그래서 누구나 “바로 나부터 하늘인 줄 알아볼” 적에, 나하고 마주한 ‘너’를 나랑 똑같이 하늘빛으로 느끼고 깨닫고 알아차려서 어깨동무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를 사랑할 적에 ‘나 + 너 = 또다른 빛인 우리’인 줄 배워요. 그래서, 한마음으로 손을 잡고, 한뜻으로 길을 열고, 한넋으로 꿈을 키우고, 한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그림책 《One 일》은 얼핏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몸을 돌보거나 아낄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줄거리 같지만, 셈과 빛에 얽힌 수수께끼나 밑동하고는 먼, ‘나·너·우리’가 아닌 ‘나라(사회·정부)’라는 굴레에서 불거지는 다툼질을 그릴 뿐입니다. 이제 그만 좀 싸우고 나를 바라봐요. 제발 그만 나누거나 가르고서 마음부터 틔워요. 모든 삶터에서 스스로 사랑으로 이은 수수한 말씨를 품으려 할 적에 두레(둘·2)를 이루고 동무를 하면서 동아리를 맺는 참빛을 노래하게 마련입니다.
#One #KathrynOyoshi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