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1.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이타가키 류타 글/고영진·임경화 옮김, 푸른역사, 2024.2.1.



14:05 버스를 타려고 고샅을 달린다. 마을앞에 닿을 즈음 시골버스가 눈앞에서 지나간다. 이렇게 손흔들며 달리면 버스일꾼이 세우곤 하지만, 오늘은 휭 지나간다. 두어 시간에 하나 지나가는 버스요, 손님이 드문데, 곧잘 놓친다.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는가. 아직 덜 고친 두바퀴를 몬다. 덜덜거리는 소리를 느끼면서 들길을 천천히 달린다. 봄볕은 더 따뜻하고 바람길은 이제 다 바뀌었다. 면소재지 나래터에서 글월을 부친다. 두바퀴를 달리며 등판이 땀으로 젖는다. 바야흐로 곧 여름이다. 이 한봄에 걷거나 두바퀴를 달리거나 밭자락에 선다면 햇볕을 듬뿍 쬐면서 가벼운 차림새이리라.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을 고맙게 읽었다. 이 나라 말글지기라면 앞으로도 못 써낼 만한 책이지 싶고, 일본사람이 써냈기에 높녘사람 이야기를 만날 만하구나 싶다. 다만, 마높(남북) 모두 말글지기(국어학자)는 우두머리(권력자)한테 조아려야 벼슬을 얻고서 일할 수 있다는 대목을 새삼스레 느낀다. ‘말’은 모름지기 들사람이 들살림을 하면서 짓고 나누었다면, ‘글’은 들사람하고 동떨어진 벼슬자리에서 춤추던 굴레였다. 오늘날에도 글은 아직 살림자리로 들어서지 않았는데, 말마저 살림자리를 떠나서 벼슬 쪽으로 붙으려고 한다. 예전에 건사해 놓았던 《朝鮮文字及語學史》하고 《조선문화사서설》하고 《고구려 백제 신라 언어연구》를 다시 읽어야겠다.


#板垣龍太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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