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14.
숨은책 1022
《부커 와싱톤 自敍傳》
부커 와싱톤
장원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60.9.25.
숲을 이루는 나무는 이루 셀 길이 없습니다. 소나무나 참나무가 잣나무나 느티나무라 하더라도 갈래만 같을 뿐 다 달라요. 갈래로 보아도 숱한 나무는 저마다 다르면서 나란히 어울립니다. 들을 이루는 풀은 갈래가 훨씬 많으며, 얼핏 비슷해 보이는 한갈래 들풀이어도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풀잎은 온누리에 하나조차 없습니다. 《부커 와싱톤 自敍傳》을 헌책집에서 먼저 만났고, 나중에 《검은 노예에서 일어서다》를 만났습니다. 책이름은 다르되 둘은 한 사람이 썼고 옮겼습니다.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여러모로 이름을 알릴 무렵, 우리나라에 새삼스레 이름을 함께 알린 ‘부커 워싱턴’일 텐데, ‘싸움판’이 아닌 ‘배움터’를 꾸리려고 한 일 때문에 ‘흰겨레’보다 ‘검은겨레’한테 오지게 손가락질을 받았다지요. 참으로 오래도록 흰겨레가 검은겨레를 짓밟았고 죽였고 노리개로 삼다가 버렸습니다. 끔찍한 생채기에 멍울이기에 “너희(흰겨레)도 겪어 봐야지?” 하면서 주먹을 휘두를 만합니다. 지킴주먹(정당방위 + 보복)입니다. 이때에 곰곰이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검은겨레가 시달린 만큼 흰겨레를 다그치고 밟으면, 흰겨레는 이다음에 어떻게 바뀔까요? 불씨는 늘 불씨를 낳고, 숲씨는 늘 숲씨를 낳습니다.
《검은 노예에서 일어서다》(부커 T.워싱턴/장원 옮김, 종로서적, 1981.5.10.)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