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9.
《감자가 맛있는 까닭》
서정홍 글, 창비, 2018.9.15.
오늘은 어제 끓인 국을 데우면서 밥을 새로 짓는다. 어제보다 한결 포근하다. 아무리 추워도 부엌일을 할 적에는 깡동소매차림이다. 긴소매일 적에는 부엌일을 하면서 자꾸 걸린다. 오늘은 깡동소매차림으로 부엌일을 해도 팔이 시리지 않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니, 부엌일을 마치면 긴소매를 걸친다. 어제부터 《말밑 꾸러미》 글손질을 새로 한다. 이제 마지막이라 여기며 찬찬히 읽으며 몇 군데를 보탠다. 이튿날까지 온힘을 기울여 보자. 저녁에 큰아이가 소리내어 책을 읽어 준다. 옆에 누워서 책소리를 들으니 잠이 잘 온다. 《감자가 맛있는 까닭》을 읽는 내내 갸우뚱갸우뚱했다. 시골에서 나고자라는 푸름이 눈길로 쓰는 듯하지만, 막상 푸름이가 느끼고 맞아들일 하루는 거의 못 그렸구나 싶다. 서정홍 씨는 걷거나 시골버스(군내버스)를 탈까? 두바퀴(자전거)로 면소재지나 읍내를 다녀올까?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살아갈 푸름이한테 들려줄 이야기란 없을까? 시골에서 하루빨리 서울로 못 빠져나간다면서 꾸지람과 눈초리를 받는 푸름이가 무엇을 왜 괴로워하는지 모를까? 조금만 똑똑하면 서울로 얼른 떠나야 한다는 짐이 억누르고, 스물이 되어도 서울로 못 가면 못났다고 놀림받는 짐이 나란하다. 붕뜬 글만 가득하구나 싶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