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2.17.
오늘말. 별밤수다
하루는 돌고돕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푸른별도 돌고, 이 별을 비추는 해도 돌아요. 해누리도 커다랗게 감도는 얼거리요, 온누리도 한결 큼지막하게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빙그르르 춤짓입니다. 온별누리에 해에 파란별이 동글게 나아가듯, 우리 몸을 이루는 낱낱도 가만히 고리를 이루며 움직이지 싶습니다. 나고죽는 뭇낱은 날마다 새로 돋고 스러지면서 둥글둥글 숨쉽니다. 문득 첫발을 떼며 걷습니다. 가볍게 나아가는 걸음걸이입니다. 등에 짐을 그득히 얹어도 다리꽃입니다. 아니, 다릿날개로군요. 성큼성성큼 사뿐사뿐 한들한들 골목을 지나고 골목나무 곁에서 땀을 식힙니다. 어버이는 아이 손을 잡으며 걸음꽃입니다. 아이는 어버이 손을 잡고서 걷는꽃입니다. 서로 사람꽃이요 살림꽃이자 웃음꽃입니다. 오늘은 어디 가는 길일까요. 차츰차츰 어둑어둑 해가 넘어가는군요. 저기 작은책집에서 한밤책집을 여는 듯합니다. 책밤수다일까요. 밤샘수다일까요. 마음과 뜻과 생각을 모으면서 별빛을 맞아들이는 별빛책집입니다. 꿈과 사랑과 노래가 어울리면서 스스럼없이 누구한테나 열린 마을책집입니다. 오순도순 밤수다를 누리는 곁으로 밤새가 날아갑니다.
ㅍㄹㄴ
고리·가락지·돌다·돌고돌다·감다·감돌다·동그라미·동글다·둥그러미·둥글다 ← 루프(loop)
걷는이·걷는꽃·뚜벅이·걷다·걸어다니다·걸어가다·걸음·걸음걸이·걸음꽃·걸음빛·걸음이·다리·다리꽃·다릿날개·다릿심 ← 교통약자(交通弱者)
책밤수다·한밤책집·달빛수다·달밤수다·달빛책집·달밤책집·밤수다·밤샘수다·밤책집·별빛수다·별밤수다·별빛책집·별밤책집 ← 심야책방
스스로책집·열린책집 ← 무인책방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