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2.10.

오늘말. 트인눈


나쁘다고 여기기에 안 할 만하지만, 안 좋다고 여긴대서 손가락질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옳지 않다고 보기에 나무랄 텐데, 무엇이 좋지 않다고 여기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내 마음에 안 들면 다 지저분하거나 추레할까요? 내 마음에 들어야 창피하지 않거나 엉터리가 아닐까요? 마구잡이로 들숲바다를 망가뜨리는 무리가 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마음부터 스스로 망가뜨렸다고 느낍니다. 아무렇게나 뒹구는 매무새 그대로 엉성하게 굴어요. 새가 앉았다가 떠나는 나뭇가지는 가볍게 흔들릴 뿐, 가지가 부러지지 않습니다만, 막하는 몹쓸 마음인 사람이 건드린 나뭇가지는 자꾸 부러집니다. 우리는 누구나 여러눈으로 온누리를 고루 바라보던 사람입니다. 저마다 들숲에 깃들어 푸른눈이었고, 다 다르게 바람과 바다를 안고서 파란눈이었어요. 열린눈은 어쩌다가 잊을까요? 트인눈은 왜 잃을까요? 두루 헤아리던 온눈은 어디로 갔을까요? 빗장을 단단히 채운 마음이니 그저 닫힌 채 고입니다. 빗장을 풀어야 여러길을 열면서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꾸립니다. 여러 사람이 두런두런 다 다르게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한마당부터 되찾을 일이지 싶습니다.


ㅍㄹㄴ


나쁘다·안 좋다·좋지 않다·옳지 않다·더럽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창피·허름하다·엉망·엉망진창·엉터리·엉성하다·어그러지다·이지러지다·일그러지다·어수선하다·어지럽다·뒤틀리다·틀리다·틀어지다·껄끄럽다·까끌까끌·못나다·못되다·못쓰다·몹쓸·나뒹굴다·뒹굴다·마구·마구잡이·막하다·우습다·웃기다·절다·젬것 ← 비교육적(非敎育的)


여러·여러모로·여러 가지·여러길·여러눈·여러눈길·여러눈빛·열다·열린눈·열린눈길·열린눈빛·트다·틔우다·트인눈·트인눈길·트인눈빛·고루눈·고루눈길·고루길·두루눈·두루눈길·두루길·온눈·온눈길·온눈빛·온눈꽃·빗장열기·빗장풀기·빗장트기 ← 다면평가(多面評價)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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