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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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22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이정주 옮김

 보림

 2014.6.20.



  작은아이가 일고여덟 살 무렵에 곁에 두던 그림책을 돌아보면, 열너덧 살에 이르러 더는 안 들여다보는 그림책이 있고, 여태 곁에 그대로 두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앞으로 스무 살을 넘고 마흔 살에 이르면, 작은아이 스스로 바라보고 즐기는 그림책이 그때대로 또 다를 테지요.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는 작은아이가 예전에 한참 보다가 이제는 더 들추지 않는 그림책입니다. 아주 이따금 얼핏 펼치기는 하되 예전처럼 오래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아이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여러모로 곱씹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책은 세 살에 보든 열세 살에 보든 스물세 살이나 서른세 살에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눈길을 끄는 그림책은 어느 때에 옆구리에 낄 수 있지만, 어느새 아이 손하고 멉니다. 눈길을 끄는 책은 곧 “눈길을 끄는 다른 책”한테 자리를 넘겨주거든요.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가 모자라거나 아쉬운 그림책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숲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숲이라는 곳은 그야말로 나무가 우거질 뿐 아니라 뭇새에 뭇짐승에 뭇벌레에 뭇나비가 춤추면서 어울리는 푸른터입니다. 우리는 어느새 ‘숲’이 어떤 곳인지 까맣게 잊었다고 할 만합니다. 곁에 숲을 두지 않고, 스스로 숲에 깃들지 않은 채, 서울(도시)에서 맴돌기만 할 뿐이라면 숨빛을 살리는 숲이 어떤 곳인지 하나도 모르겠지요.


#Dans la foret du paresseux (2011년)

#AnouckBoisrobert #RouisRigaud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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