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2.2.

오늘말. 느물거리다


풀밥이 몸에 이바지한다기에 풀밥을 잔뜩 먹으면 속이 더부룩합니다. 꽃밥이 몸을 살리더라도 꽃밥을 실컷 먹다가는 되레 어지럽습니다. ‘좋다’는 말에 이끌려서 ‘좋은책’이나 ‘좋은말’을 붙잡으려고 하면 으레 ‘좁게’ 얽매이는 노닥질로 치우치는구나 싶어요. 좋은 마음이란 더러운 티하고 다를 테지만, 좋게좋게 넘어가다 보면 어느새 얄궂은 추레질로 기울고, 마침내 못난 마무리를 짓는 모습을 수두룩하게 지켜봅니다. 난봉을 부리는 이도 처음에는 나쁜 마음이 아니었겠지요. 사내질도 계집질도 똑같이 술짓에서 비롯합니다. 술노름은 멈추고서 알맞게 누리는 길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누구나 엉큼손에 징그럽게 구는 멍텅구리로 치닫습니다. 느물거리는 모든 이는 첫마음을 잃고서 넋이 나간 매무새입니다. 지분거리는 지저분한 무리도 첫뜻을 등지고서 얼이 빠진 몸짓입니다. 치근치근 못돼먹은 손놀림을 나무라는 이웃이 없지는 않다고 느껴요. 고약한 몸놀림을 다그친 동무가 없지 않을 테지요. 능글맞은 팔난봉은 걷어내기를 바라요. 노닥짓이 아닌 놀이와 노래를 되찾을 일입니다. 얼룩이 아닌 어울리는 길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ㅍㄹㄴ


술노름·술지랄·술짓·술지랄꾼·술지랄뱅이·술짓꾼·걸쭉하다·계집질·사내질·고약하다·고얀·고얀놈·고얀짓·난봉·난봉꾼·팔난봉·노닥거리다·노닥질·노닥짓·느물스럽다·느물거리다·능글맞다·능글거리다·더러운 손·더럼손·더럼손길·더러운 손길·더럽다·더럼길·더럼짓·더럼꼴·못나다·못난이·못난것·못난놈·못난치·못되다·못된것·못돼먹다·못쓰다·속보이다·얄궂다·얼룩·어우러기·짓궂다·징그럽다·엉큼하다·엉큼손·앙큼손·응큼손·엉큼짓·앙큼짓·응큼짓·의뭉스럽다·자분거리다·지저분하다·지질하다·추근거리다·추레하다·치근거리다 ← 음탕(淫蕩), 주색잡기(酒色雜技)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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