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8.


《뒤섞인 말이》

 조남숙 글, 월간토마토, 2024.9.13.



잇몸살을 여러 날 잇는다. 쉴 몸을 느긋이 안 쉰 탓에 찾아온다. 부드럽고 따스하게 돌보는 살림이라면 몸 어느 곳도 안 앓되, 안 부드럽고 안 따스하고 안 돌본다면 몸 구석구석이 앓는다. 앓기에 나쁘지 않다. 펄펄 끓듯 알아야 자잘한 부스러기가 녹거나 탄다. 녹거나 탄 부스러기는 땀이며 오줌이며 똥이며 때로 나온다. 이렇게 내보내야 몸이 가벼우면서 낫는다. 마치 벌레가 하는 허물벗기라고 할까. 사람도 으레 허물벗기를 하면서 새몸으로 나아가고, 마지막에는 날개돋이를 하면서 바람을 읽고 이으면서 이야기할 줄 안다. 《뒤섞인 말이》를 읽었다. 글쓴이는 온나라 여러 글마당(백일장·공모전)에 글을 내놓는 듯싶다. 이모저모 뽑히고 보람을 얻은 글을 꾸렸구나. 이러한 글모음도 뜻이 있다고 느끼되, 막상 스스로 쓰려고 하는 ‘삶이야기’하고는 한참 먼 듯싶다. 글마당에서 내건 글이름에 걸맞게 첫째둘째로 뽑힐 만한 얼거리로 짠 글이어도 얼마든지 ‘내 하루’를 담을 테지만, ‘보기좋은 얼거리’를 맞추려는 티가 매우 짙다. 남이 잘 보아주면서 첫째둘째로 뽑아 줄 글이 아닌, 아무도 안 들여다보더라도 스스로 두고두고 즈믄해를 돌아보면서 울고 웃을 글을 쓰면 시나브로 아름다울 만하지 않을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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