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헌책집지기와 함께 (2025.1.22.)
― 부천 〈대성서적〉
헌책집은 그리 오랜 책터는 아닙니다. 하늬녘(서양)이나 일본에서는 꽤 오랜 책터일 테지만, 우리로서는 이제 갓 온해(100년)쯤 흘렀습니다. 우리나라는 헌책집은커녕 새책집도 차릴 수 없던 삶터였습니다. 나라지기·벼슬아치·글바치는 그들 아닌 어느 누구도 글을 몰라야 한다고 여겼고, 들사람(백성)이 글을 기웃거리거나 종이를 품으면 얼른 붙잡아서 볼기를 내리치거나 목숨까지 빼앗았습니다. 게다가 나리(양반)여도 가시내는 글을 배우면 안 된다고까지 내몰고 가둔 나라예요.
책마을 발자취가 짧아도 매우 짧은 우리나라입니다만, 처음 새책집이 열 적에 적잖은 사람은 책값이 엄두가 안 났습니다. 총칼나라(일제강점기)일 무렵, 영어 배움책(교과서) 하나가 쌀 한 섬 값이었습니다. 1945년 뒤에도 우리말꽃(국어사전) 하나가 쌀 한 섬 값을 넘었습니다. 요사이는 그런 엄청난 값을 어림조차 못 할 텐데, 지난날에는 “비싸디비싼 책이란 아예 없이 그냥 외우며 배운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요즈음 책값은 “그야말로 싸디싼 빛꾸러미”인 셈입니다.
지난날 새책값이 워낙 비쌌던 터라, 가난한 글벌레는 손가락만 빨았는데, 일본사람이 이 나라에 헌책집을 들이면서 비로소 ‘글고픔’을 풀어요. 그리고 일본이며 뭇나라 헌책집지기는 책벌레하고 으레 책수다를 즐겼습니다. 차디찬 총칼나라에 처음 싹튼 헌책집에서 가난한 책벌레는 헌책집지기를 만나서 겨우 책 한두 자락을 장만하는 길에도 “비록 살 수 없는 책”이라지만 여러 책하고 얽힌 온갖 이야기를 들었고, 헌책집을 드나드는 온갖 갈래 온갖 책벌레는 저마다 헌책집지기한테 갖가지 살림이야기를 들려주니, 이런 살림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퍼졌습니다.
2025년 올해부터 부천에서 다달이 ‘노래쓰기(마음을 시로 옮기기)’를 펴기로 하면서 새벽바람으로 휙 날아옵니다. 용케 부천나루 앞에 13:40 즈음에 닿고, 밭은 틈이지만 〈대성서적〉부터 얼른 찾아갑니다. 먼길을 시외버스에 전철에 시달렸어도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이른새벽부터 굶은 몸이되 책을 읽으면 배부릅니다.
헌책집은 “책을 가리지 않고 갖춥”니다. 헌책집은 박근혜 책도 문재인 책도 나란히 놓습니다. 모든 책을 스스럼없이 바라보며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보는 눈”을 살피고 나누고 배우면서 이야기(대화·타협)를 익히는 곳인 헌책집입니다. 새책집은 날개돋히듯 팔리는 잘난책(베스트셀러)을 잘 보이는 곳에 잔뜩 쌓지만, 헌책집은 잘난책도 작은책(거의 안 팔리는 책)도 나란히 꽂습니다. 그래서 헌책집마실을 할 적에는 ‘온책’을 ‘온눈’으로 보며 ‘온빛’을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름값이나 허울이 아닌 그저 ‘책’을 읽어야 봄눈을 틔웁니다.
ㅅㄴㄹ
《고등학교 사회과 부도》(이찬과 일곱 사람, 교학사, 1984.3.1.첫/1988.3.1.재판)
- ‘원미동’이 ‘변미동’이라 적힌. 과일밭과 논과 숲이던 부천
《詩와 그림과 노래와 3 청포도》(이육사 글·김윤식 그림, 서문당, 1980.11.30.)
《소설 복합오염》(아리요시 사와꼬/최열 옮김, 영양과건강사, 1988.4.25.첫/1989.11.5.재판)
《그리운 자작나무》(구드룬 파우제방/도경재 옮김, 푸른숲, 1990.5.10.)
《무엇이 이 외로움을 이기게 하는가》(이향봉, 부름, 1981.2.25.첫/1981.3.15.중판)
- 부산서 대구 가는 시외버스 + 부산 고참 군대 하사
《소년소녀 문학명작 6 장발장》(위고/이전 옮김, 아동문화사, 1994.1.25.)
《敎育新書 3 스승》(오천석, 배영사, 1972.8.)
《敎育新書 84 어린이의 成長發達과 兒童圖書》(서봉연·울리히 한 엮음, 배영사, 1980.11.15.첫/1996.9.10.중판)
《瑞文文庫 112 가시돋친 百合》(어스킨 콜드웰/이호성 옮김, 서문당, 1974.4.5.첫/1978.1.20.4벌)
- 忠武書籍 776-1587 감사합니다
《三中堂文庫 151 불꽃 外》(박종화, 삼중당, 1975.5.5.첫/1985.8.20.중판)
- 오늘의책 332-8334
《現代科學新書 12 物理學이란 무엇인가?》(C.폰 바이츠재커·J.월프스/문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3.9.20.첫/1978.11.10.4벌)
- 서울工大 金屬工學科 3年 안국찬. 1979.7.31.火 종로서적센타.
#C.VonWeizsacker#J.VandengoeckJuilfs
《現代科學新書 33 世界를 바꾸는 現代物理學》(후루다 쇼사꾸·마끼노 겐지/윤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4.10.5.첫/1978.6.15.3벌)
《속회연구총서 제2권 속회이념과 그 원리》(채부리, 속회연구원, 1981.3.1.)
《비둘기문고 No.2 세계 감리교신앙과 현황》(장기천·윤영봉,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리원교육국, 1972.9.20.)
- 부산시 동래구 거제동 109의 감리교 선교부
《カラ-ブックス 48 世界の國旗》(藤澤優, 保育社, 1964.2.1.첫/1967.3.1.중판)
《カラ-ブックス 226 香港·マカオ·臺灣の旅》(平岩道夫, 保育社, 1971.7.1.첫/1975.12.1.중판)
《カラ-ブックス 250 星と星座》(草下英明, 保育社, 1972.7.1.첫/1976.6.1.중판)
《カラ-ブックス 379 アラブ世界》(阿部政雄, 保育社, 1976.12.5.)
《꽃잎 뒤에 숨은 사람》(정상명, 산책, 1993.12.20.)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고문영 롬김, 그물코, 2002.3.5.첫/2003.12.30.7벌)
《GON 2》(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5.4.20.첫/1996.8.30.5벌)
《GON 4》(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6.9.10.)
《어촌민박안내, 섬따라 파도따라》(편집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1997.6.)
《女性醫學BOOK》(편집부, 중앙일보, ?)
- 스스로 체크해 보는 몸의 의상, 젊음의 매력을 잃지 않는 비결집
- 신문구독자한테 주던 책 1980년대 첫무렵
《바바라》(하워드 파스트/나혜원 옮김, 청사, 1979.5.25.
#Howard Fast #TheSecondGeneration 1978
- 延興書林. 永登浦區 永登浦洞2街180. 電話 64-0968番 연흥극장 앞
《안데스의 사람들》(윤주영, 눈빛, 1999.6.19.)
《부탄》(단정석, 두르가, 2016.3.2.)
《韓國의 旅路 10 多島海》(편집국, 한국일보사, 1983.3.8.첫/1983.8.10.3벌)
《야전교범 21-75 각개전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1.6.30.첫/1985.6.30.5벌)
- 少尉 86-01581 李在實
- 한사람의 간첩신고 북괴도발 막아낸다
《교육회장 21-5 교육훈련관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첫/1985.6.30.2벌)
- 귀찮다고 외면말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野戰敎範 24-1 戰鬪通神》(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
《교재 201 전투벼와소개(고군·초군반)》(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1.)
《교재 250 적전술(초군반·하초급·하후보)》(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4.16.)
《교재 303 전자전(고군·초군·전자전 운용)》(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4.)
《실습 100 정신교육(고군·초군반)》(전술학처,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103 독도법(전과정)》(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200 보병전술 1》(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27.)
《수양록 84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4.7.19.목.맑음
중대장님께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위장하라고 하셨다. 난감했다. 동료 후보생 최통과 칡넝쿨을 찾기 시작했다. 최통은 울릉도에서 살아서인지 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많이 알고 있었다. 나는 칡넝쿨이 어떻게 생겨는지 알지도 못했다. 칡넝쿨을 찾아 위장을 하고 신문지를 태워 앞면위장을 마쳤다. 순간 나도 이제 군인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동료 후보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양록 85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5.7.22.월.맑음
나의 경애. 어제 입소를 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늘 하루를 맞이하였소. 작년의 경험과 2년차의 여유가 있어서 그러한지 몰라도 생활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소. 그러나 처음으로 완전군장 구보를 하였다오. 워낙 못하는 구보에 완전군장까지 하고 나니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힘에 부쳐 겨우 마쳤다오. 동료 후보생의 도움도 고마웠고. 현저한 체력의 열쇠를 느끼며 많은 비애를 삼키면서 새로운 정신으로 생활에 임하고 있다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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