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3.


《파도 사이의 아이들》

 아리우미 토요코 글·그림/장혜영 옮김, 미우, 2023.9.15.



아침에 넷이 함께 쓰레기를 치운다. 그동안 이 일은 혼자 슥 하면 되리라 여겼으나, 곁님은 아이들도 지켜보고서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옳은 말씀이다. 오늘은 좀 가볍게 일하면서 웬만한 일손은 두 아이한테 넘긴다. 마을 앞에 내놓는 일도 세 사람이 맡아 준다. 어쩐지 세 사람 일손으로 홀가분하게 일찍 마친다. 지난 열일곱 해를 새삼스레 돌아본다. 그래, 열일곱 해를 혼자 열일 온일 즈믄일을 했으면, 이제는 몇일만 맡으면서 모조리 물려줄 수 있구나. 《파도 사이의 아이들》을 읽는데 자꾸 다른 그림꽃님(만화가)이 떠오른다. 이 그림꽃을 여민 분은 다른 여러 그림꽃님 붓끝하고 매우 닮았다. 줄거리를 짜는 틀까지 닮았다. 일본에서 나오는 그림꽃도 곧잘 이렇게 ‘누구 그림·줄거리하고 너무 닮은’ 책이 나오기도 하는데, 일부러 이처럼 그릴 테지. 좋아하거나 섬기거나 함께 일했기에 빼다박듯 그리기도 할 테고. 바다에서 눈물을 흘리다가 만난 아이들이 작은 목숨을 팽개치지 않으면서 다시 힘을 내려는 길을 짤막짤막 들려준다. 살며 가시밭길을 맞닥뜨릴 적마다 쓰러지고 싶을 수 있고, 가시밭길이기에 더 새롭고 씩씩하게 마주하면서 한 발짝을 다부지게 내딛을 수 있다.


#波間の子どもたち #有海とよ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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