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2.
《날씨와 얼굴》
이슬아 글, 위고, 2023.2.20.
집손질을 거의 마친다. 이제 헛간에 쌓은 짐을 솎아내어 치우려고 한다. 열 몇 해 묵은 짐을 끌어낸다. 버릴 쪽과 둘 쪽을 살핀다. 쓰레기자루가 모자라다. 얼른 읍내로 달려간다. 묵은짐을 치우는 동안 아이들도 살림을 배울 수 있겠지. 이때에 맞추어 아이들한테 짐묶기나 짐쌓기도 알려줄 수 있겠지. 별이 밝다. 별밤을 누린다. 《날씨와 얼굴》을 읽으며 ‘정의로운 목소리’를 느낀다. 이제 사라졌다고 해야 할 벼슬판(정당)으로 ‘정의당·바른미래당’이 있는데, 한자말 ‘정의(正義)’하고 우리말 ‘바른’은 뜻이 같다. 그런데 옳거나 바르게 목소리를 낸다는 분치고 어린이 곁에서 ‘바른’이라 말하는 이가 드물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에 한자말 ‘정의’를 열네 가지나 싣는데 어느 하나라도 쓸 만하지 않다. 뜻이 바르면 ‘바른뜻’이라 하면 될 뿐이다. 곧 ‘바른뜻 ← 正意’에, ‘바른길 ← 正義’이다. ‘바르다’는 ‘바 + ㄹ’이고, ‘밝’은 결을 나타낸다. ‘바’는 ‘밭(바탕)’을 나타내면서 ‘밤(숨결이 태어나는 때)’을 품는다. 날씨는 ‘날 + 씨(씨앗)’이요, 마음씨·말씨·글씨·솜씨·맵시하고 한동아리이다. 책이 아닌 우리 눈으로 하늘을 보고 땅을 읽을 적에 참답게 알아갈 날씨인 줄 살피는 이웃이 있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