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키챠 1 - 판도라 코믹스
타마치 류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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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5.

만화책시렁 702


《고키챠 1》

 타마치 류이

 박다희 옮김

 조은세상

 2013.11.25.



  시골에도 바퀴벌레는 있습니다만, 서울(도시)만큼 안 큽니다. 더구나 시골에는 바퀴벌레가 몇 없습니다. 시골 바퀴벌레는 조금만 자라려 하더라도 지네나 개구리를 비롯하여 숱한 다른 목숨앗이한테 쉬 잡아먹힙니다. 아무래도 서울은 뭇숨결이 고루 어울리는 터전하고 차츰 등지면서 바퀴벌레가 몸집을 키울 뿐 아니라, 사람도 사람빛을 잃어갈 만하지 싶습니다. 《고키챠》는 바퀴순이가 겪는 나날을 들려줍니다. 고키챠라는 이름인 바퀴순이는 여느 바퀴벌레처럼 살아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느 모로 보면 ‘여느 바퀴벌레살이’를 사람들이 잘못 알거나 여기는 셈일 수 있습니다. 바퀴벌레가 서울에서 지저분한 데에 모인다기보다, 지저분한 데를 말끔히 쓸고 씻는 몫을 한다고 보아야 알맞을 수 있어요. 시골에는 부스러기를 쓸고 씻는 몫을 하는 벌레나 짐승이 수두룩합니다. 다만 오늘날 시골도 서울을 닮아가면서 푸른빛을 잃고 잊어요. 풀죽임물과 벌레잡이물이 넘쳐나거든요. 하나하나 짚는다면 이 별에서 가장 지저분한 쪽은 사람입니다. 사람이야말로 매캐하고 지저분하고 뿌옇고 어지러운 한복판에서 멀쩡히 북적거리면서 들숲바다를 등돌린 채 마구잡이로 싸우고 괴롭히면서 스스로 죽어가는 안쓰러운 목숨붙이일 만합니다.


ㅅㄴㄹ


“이번에 새롭게 훗카이도에 이사 온 고키챠라고 합니다. 관동에 있었을 때의 저는 그야말로 구박덩어리였습니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살지 않는다는 훗카이도에서라면,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겠죠?” (9쪽)


“방금 전까지 엄청나게 많던 쓰레기가 빗자루 가지러 다녀온 사이에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어요.” “호오∼ 그거 아니야? 작은 요정님이 다녀간 거지?” (68쪽)


“그런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겠냐!” “정말로 그런 집이라면 절대로 살 수 없겠네요!” (114쪽)


#ごきチャ #るいたまち


+


《고키챠 1》(타마치 류이/박다희 옮김, 조은세상, 2013)


나무열매를 주웠습니다. 식사 확보

→ 나무열매를 주웠습니다. 밥을 마련

11쪽


살충제를 잔뜩 맞았습니다 … 방향제였습니다

→ 벌레물을 잔뜩 맞았습니다 …꽃물이었습니다

14쪽


앞으로 쓰레기는 지정일에 지정된 장소에 버려 주세요

→ 앞으로 쓰레기는 그날 그곳에 버려 주셔요

→ 앞으로 쓰레기는 그날 그곳에 버려 주셔요

15쪽


사람님의 도움이 되는 일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 사람님을 돕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23쪽


더러우니까 청소의 요정이 화가 난 거라구

→ 더러우니까 깔끔님이 부아가 났다구

→ 더러우니까 말끔빛이 골이 났다구

102쪽


의외로 몽환적이시네요

→ 뜻밖에 꿈꾸시네요

→ 꽤나 나비꿈이네요

102쪽


역시 좀 무리가 있네요

→ 그런데 좀 힘드네요

→ 또한 좀 어렵네요

11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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