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아편스쿼드 14
시카코 지음, 몬마 츠카사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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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1.26.

만화책시렁 698


《만주 아편스쿼드 14》

 시카코 글

 몬마 츠카사 그림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4.30.



  한자말로 ‘마약’이라 하는데, ‘마약(痲藥)’은 ‘痲’라는 한자로 적고 ‘麻’를 밑동으로 삼습니다. ‘마(麻)’는 우리말로 ‘삼’이요, ‘삼베’를 얻는 풀포기예요. 우리나라는 삼잎과 삼줄기를 얻어서 밧줄로 삼고 옷으로 삼았습니다. ‘삼다’라는 낱말도 ‘삼’이라는 풀에서 비롯했습니다. 우리는 ‘삼꽃’을 안 건드리고 씨앗만 받아서 새로 심었는데, ‘마약’은 바로 삼꽃을 건드려서 얻는 물입니다. 그러니까 ‘삼꽃물’인 셈이요, 이 삼꽃물로 해롱거리거나 얼뜬길로 치닫는 굴레라고도 여길 만합니다. 《만주 아편스쿼드 14》을 읽으며 앞선 열석걸음을 돌아봅니다. 굳이 이렇게 길게 뭘 보여주려는지 아리송합니다. “전쟁이라는 마약”으로 서로 얼마나 끔찍하고 모질고 사납게 죽이면서 얼뜬길로 치닫는지 보여주려는 셈일까요. 어떤 이는 삼꽃물에 찌들어 얼뜬짓을 합니다. 어떤 이는 삼꽃물을 건드리지도 않지만 얼뜬짓을 합니다. 싸우고 죽이고 죽습니다. 돈을 움켜쥐고서 돈을 흩뿌리더니 돈에 얽매입니다. 아무리 맛밥에 살림밥이라 하더라도 잔뜩 먹으면 속이 다칩니다. 아무리 살림꽃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다룬다면 죽음길입니다.



“전쟁이라고 하는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문화에 끊임없이 몸을 적실 수 있으니까.” (46쪽)


“너도 군인이었으니까 잘 알 텐데? 죽임이 일상다반사 아니었어? 설마 손을 더럽힌 적이 없다는 건 아니겠지? 그녀를 동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동료들의 목숨과 어느 쪽이 더 소중한지 생각해 봐.” (103쪽)


‘설령 어둠의 길을 걸어간다 하더라도 이 손에 흐르게 될 피는 내가 직접 정하겠어!’ (116쪽)


#満州アヘンスクワッド  #鹿子 #門馬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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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아편스쿼드 14》(시카코·몬마 츠카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잠깐 얘기를 나눠 볼까

→ 좀 얘기를 할까

25쪽


일제 수사를 감행했다

→ 모두 들여다봤다

→ 다 들추었다

→ 몽땅 뒤졌다

2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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