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6.
《소요북구》
김정곤 글, 빨간집, 2024.9.5.
10:10 시골버스를 타려고 옆마을로 달려간다. 버스가 오는데, 쌈지를 집에 놓고 왔네. 털레털레 걸어간다. 땀으로 젖은 몸을 씻고서 쌈지를 챙긴다. 살짝 쉬었다가 마을앞 11:10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오늘은 고맙게 들어오는구나. 어제에 이어 ‘우리말로 노래밭’ 열여섯걸음을 편다. 오늘은 〈울프워커스〉를 함께 보고서 이야기한다. 이른바 ‘진보·좌파’를 내세우는 이도, ‘보수·우파’를 앞세우는 이도, 이런 그림꽃(만화영화)을 아예 안 쳐다본다. 그도 그럴 까닭이 이 나라 왼오른은 모두 “아이 곁에 없다”고 할 테니까. 한가위에 넘치는 쇳덩이(자동차)에, 텅 빈 시골버스이다. 《소요북구》를 곱씹는다. 부산 북구를 거닌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는다. 글님은 굳이 어려운 한자말을 자꾸 쓴다. 할아버지로서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을 여미려고 했다면 매우 뛰어난 책으로 남았으리라 본다. 할매할배란 자리는, 아이가 모를 어려운 말을 자꾸 쓰는 나이가 아닌, 아이가 곧장 알아들을 뿐 아니라 생각을 밝힐 씨앗을 건네는 철이 드는 길이어야 어울린다. 발바닥으로 마을을 걷는 이야기라면, 누구보다 아이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눈높이로 글결을 여밀 적에 빛난다. ‘소요’라는 한자말을 어느 아이가 알겠는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