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1.
오늘말. 귀담아듣다
눈여겨보기에 다 알아보지는 않습니다만,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알 길이란 없습니다. 마음을 쓰기에 다 알지는 않는데, 마음을 안 모으면서 알 턱이란 없어요. 스승아이는 서로 돕는 사이일 수 있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가꾸면서 보고 배우는 사이라 여길 만합니다. 어른아이는 서로 돌보고 아끼면서 하루를 함께 갈무리하는 사이로 볼 만합니다. 모두 온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하루입니다. 저마다 한뜻과 한넋을 사랑하는 나날입니다. 어린씨는 어른씨한테서 배워요. 어른이라면 어린이 곁에서 배워요. 어깨너머로 익힐 때가 있고, 나란히 서서 한길을 보는 동안 가다듬기도 합니다. 꼭 하나로 가야 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한빛깔이어야 하지 않아요. 가만히 귀담아듣고, 곰곰이 생각을 기울이고, 골똘히 마음을 일으키면서, 어느새 한얼이 무엇인지 알아차립니다. 서두르지 않기에 한길을 보고 한곳을 뚫어요.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찬찬히 짚고 가눈 뒤에 기꺼이 나설 줄 알기에 어깨를 폅니다. 먼저 가거나 늦게 가는 길이 아닙니다. 알맞게 가면서 알뜰살뜰 손을 잡는 길입니다. 바로 오늘부터 오롯이 살펴요. 언제나 이곳에서 우리 손길로 차곡차곡 일굽니다.
ㅅㄴㄹ
스승아이·어른아이·아이·아이꽃·아이들·어린이·어린꽃·어린씨·곁배움·따라배우다·따르다·배우다·배움님·배움이·보고 배우다·익히다·일배움·일하며 배우다·어깨너머 ← 사제(師弟), 사제간, 사제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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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