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0.28. 들꽃내음 작은책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책 한 자락이 태어납니다. 책이름은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입니다. 저는 이 이름을 줄여서 ‘들꽃내음 작은책집’이라고 합니다. ‘들꽃내음’은 ‘걷다’하고 잇습니다. ‘작은책집’은 ‘보다’하고 닿습니다. 들꽃이 핀 길을 걷기에, 마을에 작게 깃든 책집을 봅니다. 마을 안쪽에 작게 깃든 책집을 보고 싶기에, 으레 들꽃을 살피고 나무를 헤아리면서 걷습니다.
새로 내는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는 ‘마을’과 ‘살림’이 어떻게 만나는지 돌아보려는 서른걸음(30년 일기) 가운데 조금씩 뽑아낸 꾸러미입니다. 스스로 ‘숲’으로 걸어간다면, 스스로 ‘빛’을 만나면서 생각을 짓고, 이 생각은 어느새 ‘말’과 ‘씨’로 피어나는구나 하고 느낀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책을 이루는 겉그림은 2005년 부산 보수동 〈고서점〉입니다. 겉그림에 나온 아이는 책집지기 조카이고, 어느새 스무 해를 새롭게 살아낸 어른으로 섰다고 합니다. 얼핏 본다면 이 겉그림은 2005년이 아닌 2024년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글이건 그림이건 빛꽃(사진)이건, 늘 오늘을 담을 뿐인데, 이 오늘은 아무리 긴긴 나날이 흘러도 ‘다시 오늘’로 느끼면서 되새기게 마련입니다.
걸어다닐 적에 둘레를 보다가 책을 읽고서, 손에 붓을 쥐어서 글을 씁니다. 부릉부릉 매캐하게 달리는 쇳덩이를 몰려고 손잡이를 쥐면, 둘레를 못 볼 뿐 아니라, 느낄 틈이 밭고, 책을 읽을 짬이 없고, 스스로 오늘 하루를 글로 쓸 말미마저 없게 마련입니다.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면, 걸어다니는 사람이 확 줄어든 탓이라고 느낍니다. 갈수록 글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지만, 막상 안 걸으면서 글부터 쓰려고 하니까 닮은꼴 글시늉이 넘친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뚜벅이(걷는이)라면, 다 다르게 걷습니다. 우리가 뚜벅이라면, 둘레를 다 다르게 봅니다. 우리가 뚜벅이일 적에는, 다 다르게 걸으며 다 다르게 본 마음 그대로, 책을 다 다르게 읽고 글을 다 다르게 쓸 테지요. 뚜벅이라는 살림길을 잊다가 잃다가 버리거나 등지기에, 책님이 줄어들고 글님이 사라진다고 느껴요. 우리가 다시 우리 다리로 우리 이웃을 만나려고 우리 걸음걸이를 펼 적에, 비로소 책님이 늘어나고 글님이 태어난다고 느낍니다.
요즈음 왜 굳이 손으로 종이에 글을 써야 하느냐고 물을 까닭이 없습니다. 요즈음이기에 더더욱 걸어다닐 노릇이고, 손으로 종이에 글을 쓸 일이며, 애써 작은책집으로 사뿐사뿐 마실을 가서 책을 온돈 치르며 사읽을 하루입니다. 작은책집에서 작은이웃 작은책을 만나기를 바라요. 작은마을에서 작은집하고 작은동무로 어울리면서 작은새가 들려주는 작은노래를 듣고, 작은손을 너른하늘로 뻗어서 작은별을 만나요.
들꽃이 피고 지기에 들과 숲과 마을이 푸릅니다. 들숲마을이 푸를 적에 온누리가 싱그럽습니다. 온누리가 싱그러울 적에 누구나 즐겁게 이 하루를 맞이합니다. 서로서로 즐겁게 아침을 열고 밤을 노래한다면, 우리가 읽을 책과 쓸 글이란, 늘 새롭게 깨어나는 사랑을 어질고 풀어내어 아름답게 펴는 꿈씨앗으로 이을 테지요. 사랑으로 풀어내기에 멍울과 생채기가 아물고 사라집니다. 사랑으로 안 풀거나 못 풀기에 고름이 도지고 다시 멍들어요.
왜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처럼 길게 책이름을 붙였는지 굽어살펴 주시기를 바라요. 함께 들꽃내음을 따라 걸어요. 같이 작은책집에 깃들어 마음을 읽고 나눠요. 이러고서 우리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풀씨와 나무씨를 쓰다듬어요. 이윽고 밤이 오면 별바다를 맞아들이면서 포근히 꿈길로 나아가요.
작은책집에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를 여쭙고서 느긋이 사읽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두멧시골에서 살아가는 분이라면, 누리책집에 시켜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누리책집 알라딘 https://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087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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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