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25.


《늦여름》

 호리 다쓰오 글/안민희 옮김, 북노마드, 2024.8.31.



이레 가운데 쇠날(금요일)은 시골버스가 가장 붐빈다. 시골 웬만한 푸름배움터는 두루칸(기숙사)을 둔다. 쇠날을 맞이하면 두루칸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2011년부터 지켜보니 2024년 시골버스는 널널하다. 2011년이나 2012년에는 아예 시골버스에조차 못 탔다. 요새는 좀 붐벼도 탈 수 있다.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곰곰이 생각한다. 나는 지난 2011년부터 2024년 사이에 늘 시골버스를 탔기에 “군내버스를 타고 다니기만 해”도 이 시골이 얼마나 무너지고 젊은이가 빠져나가는지 아는데, 군수나 벼슬꾼은 터럭만큼도 모를 수 있다. 《늦여름》을 읽었다.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네 하고 느끼되, 옮김말씨가 매우 아쉽다. 일본글이건 미국글이건 독일글이건 옮길 적에는 ‘우리글’로 풀어낼 일이다. 우리가 읽으려고 옮긴다. 일본이나 미국이나 독일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읽을 글이 아닌, 바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려서 살아가는 수수한 사람이 읽을 글인데, 이렇게 일본말씨에 옮김말씨가 춤추는 사나운 말씨로 뒤죽박죽 옮겨도 될까? 우리는 ‘ばんか’나 ‘晩夏’ 같은 일본말씨를 쓸 까닭이 없다. ‘늦여름’이라 한다. 이처럼 글줄도 차근차근 풀고 다듬고 손질할 적에 비로소 ‘이웃나라 살림살이 이야기’하고 만난다.


#堀辰雄 #ばんか #晩夏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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