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9.


《니들의 시간》

 김해자 글, 창비, 2023.11.24.



새벽에 길을 나선다. 작은아이가 일어나서 배웅을 한다. 작은아이가 집에서 살필 여러 집안일을 알려준다. 부산 사상나루에 닿아서 글붓집(문방구)부터 들른다. ‘곳간’ 지기님을 만나서 함께 〈스테레오북스〉하고 〈밤산책방〉을 찾아간다. 고흥에서 부산으로 달리는 시외버스에서는 해가 환하면서 따뜻했는데, 어느새 흰구름 비하늘로 바뀐다. 이제 우리는 〈카프카의 밤〉으로 옮겨서 ‘이오덕 읽기모임 일곱걸음’을 꾸린다. 오늘 우리는 《울면서 하는 숙제》라는 묵은책을 다룬다. 다들 1990년 새판으로만 아실 듯해서, 1983년판을 챙겨 가서 보여준다. 《니들의 시간》을 읽는 내내 아쉽고 안타까웠으나, 오늘날 글바치는 다 이렇겠거니 여기면서 덮었다. 이를테면, ‘한글날’이라고 할 적에 ‘세종대왕’하고 ‘주시경’ 가운데 누구를 떠올릴까? 조선 오백 해에 걸쳐 ‘암글’을 지키고 가꾼 사람은 수수한 순이(여성)였다. 조선 무렵에도 한문으로 글을 쓴 순이가 제법 있었는데, 오늘날 ‘글순이’는 어떤 ‘말’을 글로 옮기려는 하루인지 아리송하다. 왜 자꾸 ‘시인’이 되려고 할까? 시인도 소설가도 되지 말자. 웃사내질을 따라하지 말자. 그냥 ‘살림님’과 ‘삶님’과 ‘사랑님’과 ‘숲님’이라는 ‘사람’으로 서면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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