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5.

《가고 싶은 대로》
 장 이브 카스테르만 글·그림/하리라 옮김, 파랑서재, 2023.7.10.


낮에 고흥읍으로 간다. ‘우리말로 노래밭’ 열다섯걸음을 꾸리는 하루이다. 오늘은 구름이 쉬잖고 춤추며 하얗게 무늬를 새긴다. 이야기를 잇고, ‘가을’이라는 낱말을 풀고, 쪽글을 함께 쓰면서도, 구름빛을 자꾸자꾸 살핀다. 구름바라기를 하며 어릴 적을 떠올린다. 마흔 해 앞서 보던 구름은 요 몇 해 사이처럼 어마어마하게 물결춤이지 않았다. 나는 인천에서 나고자라면서 늘 구름바라기였다. 땅에는 언제나 무시무시하게 내달리는 큰짐차(대형덤프)가 춤추었고, 인천은 어디나 뚝딱터(공장)이 드넓어서 매캐한 바람에 숨이 막히고 콜록거렸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먼지띠나 잿가루도 잊을 만했다. 이제 시골에서는 구름바라기에 풀바라기에 숲바라기로 살면서 풀죽임물을 잊는다. 《가고 싶은 대로》는 살뜰히 태어난 그림책이라고 여긴다. 그림님한테 귀띔을 할 수 있다면, 순이로서는 “가고 싶은 대로”를 들려주면서, 돌이로서는 “하고 싶은 대로”를 펼 만하다고 본다. 어린순이가 마음과 몸에 날개를 달듯, 어린돌이도 사랑으로 날개를 달아서 함께 손을 잡고서 온누리를 새로 일구는 동무로 지내는 그림책을 빚을 수 있기를 빈다. 저녁일을 조금 하다가, ‘문재인 딸 문다혜 술몰기(음주운전)’ 이야기를 듣는다. 딱하다. 불쌍하다. 술은 집에서 마시자. 길에서는 새와 나무와 하늘과 들꽃을 보면서 걷자.

#JeanYvesCasterman #lovelyfamil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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