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85 : 가마니 위 나는


가마니 위에 엎드려 나는 겨우 숨죽여 울었다

→ 나는 볏섬에 엎드려 겨우 숨죽여 울었다

《칼의 노래》(김훈, 생각의나무, 2001) 128쪽


‘가마니’는 일본말입니다. 이 보기글은 일제강점기나 해방 언저리가 아닌 임진왜란 한복판을 바탕으로 삼아서 썼다더군요. 그렇다면 그무렵에 우리나라에는 ‘섬’이 있을 뿐, 일본 살림살이인 ‘가마니’가 있을 턱이 없습니다. 더구나 엎드려서 울려면 “볏섬‘에’ 엎드려”야 합니다. “볏섬 위”는 하늘이기 때문에 엎드릴 수 없어요. 그리고 임자말 ‘나는’은 글 사이에 못 넣습니다. 맨앞에 넣습니다. ㅅㄴㄹ


가마니(일본어 kamasu) : 1. 곡식이나 소금 따위를 담기 위하여 짚을 돗자리 치듯이 쳐서 만든 용기. 요즈음에는 비닐이나 종이 따위로 만든 큰 부대를 이르기도 한다 ≒ 가마 2. 곡식이나 소금 따위를 ‘1’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かます : 가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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