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5.


《조용히 조용히》

 나카노 유키 글·스즈키 나가코 그림/강방화 옮김, 한림출판사, 2023.2.7.



잎글(우편엽서) 뒤쪽에 노래를 적어서 이웃님한테 띄우자고 생각한다. 고흥읍 나래터로 간다. 일꾼이 셋 있는데 셋 모두 일한 지 얼마 안 되어 보인다. 지난 2011년부터 지켜보면, 조금 일손이 잡힐 즈음 새내기로 바뀌며 다시 엉성하고 더디더라. 왜 이럴까? “우편엽서 주셔요.”라 했더니 ‘우편엽서’라는 이름을 못 알아들을 뿐 아니라, 10분 넘게 못 찾더라. 세 사람이 달라붙어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겨우 찾아내는구나. 나래(우표)를 살 적에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허둥지둥이더라. 《조용히 조용히》를 읽었다. 소리도 몸짓도 부드럽고 작게 다독이면서 둘레를 헤아리려는 길인 ‘조용히’이다. 조그맣게, 조곤조곤, 졸졸 흐르듯 나긋나긋하다. 신나게 놀다가 어느새 꾸벅꾸벅 졸더니 꿈나라로 간다. 새로 태어나거나 깨어나는 숨빛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두근거린다. 가볍게 팔랑거리는 나비는 조용히 둘레를 감싸고, 가만히 피어나는 꽃송이는 조용히 둘레를 밝힌다. 조용히 부드러이 밤바람이 찾아오고 밤노래가 감싼다.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줄 알기에 조용조용 일을 펴고 살림을 맡고 이야기를 한다. 매무새를 곱게 돌볼 줄 알기에 조용조용 아침저녁을 맞고 서로 눈을 바라보고 별빛을 반긴다.


#鈴木永子 #なかのゆき #しずかにしずかに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