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
《내 친구 김정은》
김금숙 글·그림, 이숲, 2024.7.24.
물어보는 사람은 스스로 열쇠를 쥔다. 안 물어보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닫는다. 물어볼 줄 알기에 모든 걸음마다 새길을 연다. 안 물어보기에 언제나 스스로 갇힌 채 맴돈다. 저잣마실을 가볍게 마치고서 15:30 시골버스를 탄다. 우리 마을로 돌아오는 시골버스는 뜸하기에, 옆마을에 서는 길로 간다. 황산마을에서 내린 뒤에 들길을 걷는다. 참새떼를 모처럼 만난다. 쉰 마리쯤이다. 늦여름 뙤약볕을 받으며 걷는데 땀방울이 논두렁으로 뚝뚝 떨어진다. 올해 들어 이렇게 땀을 길바닥에 흘리며 걷기는 처음 같다. 낮은 아주 후덥지근하다. 《내 친구 김정은》을 흘깃 보았다. 마치 “박정희는 우리 동무”라고 여기는 얼거리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 총칼로 사람들을 짓밟고 우쭐대는 우두머리는 ‘동무’가 아니다. 이들 우두머리는 ‘얼간이’일 뿐이다. “동글동글하여 모나지 않기에 도란도란 돌아보면서 두레를 맺는 사이인 ‘동무’”라면 숱한 사람들이 굶어죽고 달아나는데 끝없이 펑펑 쏘아대면서 콧대를 높이지 않는다. ‘두나라 한겨레’가 어울릴 길을 찾고 싶다면 작은이를 찾아보기를 빈다. 북녘에서 달아날 수 있던 사람이 있고, 도무지 달아날 구멍을 못 찾는 사람이 있다. 박정희·김정은 따위가 아니라 ‘옆집 사람’을 만나길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