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3.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

 기낙경 글, 아토포스, 2017.12.26.



틈틈이 손빨래를 하면서 씻는 하루이다. 시골집에서 살기에 시골물로 열벌씻이를 한다. 땀이 주르륵 흘러서 등판을 적시면 씻고, 또 땀이 줄줄줄 흐르며 온몸을 적시면 씻는다. 저녁에는 빨랫대를 새로 장만하러 읍내마실을 한다. 마침 춘천에서 고흥으로 찾아온 이웃님이 계셔서 읍내에서 만난다. 20시 마지막 시골버스를 타고서 돌아온다. 밤에는 넷이서 〈여섯결The Sixth Sense〉을 본다. 작은아이가 열네 살에 이르렀기에 드디어 보는구나. 한참 기다렸다. 다만, 처음 보았다고 해서 이 보임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한몫에 알아볼 수 있으리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첫걸음을 떼었을 뿐이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를 읽었다. 시골살이를 꿈꾸던 글님이 서울을 떠났다가 그만 더는 시골에서 못 살고서 서울로 돌아간 줄거리를 들려준다. 글님도 시골을 찬찬히 보려 하지 않은 대목을 느끼고, 글님 짝꿍도 새살림을 짓는 길을 차근차근 보려 하지 않은 대목을 느낀다. 둘이 짓는 살림은 둘이 한마음으로 거듭날 적에 아늑하다. 엇나가거나 다툴 적에는 스스로 무너진다. 다만, 시골은 서울하고 다르다. 서울처럼 매캐하거나 시끄럽지 않다. 그러나 시골은 풀죽임물이며 다른 소리로 시끄럽고 숨막힌다. 어디서나 삶인 줄 알 때에 살림을 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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