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살강 2024.8.2.쇠.



‘참(진실)’이란 들어가는 길(문)이야. 참은 끝이 아니야. 가득하도록 이루어 ‘차면(참을 이루면)’, 이때부터 이 ‘참’으로 새길을 연단다. ‘참’이란 쉬는 길(과정)이야. 참에 이르기에 멈추거나 끝나거나 그치지 않아. 참에 이르기에 새참을 누리고서 새로 길을 나선단다. 여태까지 어지럽거나 헤매던 밝은길을 알아보았으니, 가만히 머물면서 차분히 새기지. 하나하나 새긴 다음에는, 이 뒤로 펼칠 꿈을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다시 걸어간단다. ‘참’은 바쁘지 않고 빠르지 않되, 늘 반갑게 나아가는 길이야. ‘참’은 돌아가거나 둘러갈 수 있으니까, 반듯하거나 곧지 않을 수 있어. 그러나 반드시 만나기에 참이지. 반짝이는 별처럼 눈을 뜨면서 둘레를 밝게 틔우기에 참이야. 너희는 밥을 누리고서 이다음에 그릇과 수저를 새롭고 즐겁게 다루려고 설거지를 해서 살강에 얹는구나. 살강에는 ‘살’을 가지런히 몇 가닥 놓아서, 그릇과 수저를 한동안 두면서 다시 정갈한 빛을 찾으라고 쉬는 구실을 해. ‘참’으로 가는 길이란, 네가 이 삶을 알아보면서 깊고 넓게 숨을 받아들이면서 차곡차곡 고르는 나날이란다. 숨을 허둥지둥 마시거나 허겁지겁 내쉬면 그야말로 답답하지. 어떻게 숨을 쉬어야겠니? 어떻게 보고 느껴서 마음에 담아야겠니? 그릇에 물이 차오르듯, 그릇에 밥을 채우듯, 비운 물그릇을 헹구듯, 비운 밥그릇을 부시듯, 차오르고 채운 뒤에 기쁘게 내보내어 비울 줄 알기에 참하고 착하게 한길을 간단다. 바람을 ‘하늘이라는 길’을 어떻게 가는지 바라보렴. 바다는 ‘물이라는 결’을 어떻게 다루는지 바라보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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