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4.
《엄마가 된 마녀 루시》
리오넬 르 네우아닉 글·그림/이재현 옮김, 행복한아이들, 2003.7.15.
구름밭 사이로 해가 비친다. 까마귀하고 까치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불꽃숨을 고르면서 하루를 연다. ‘꺾인 나래’라는 이름으로 글꽃 한 조각을 쓰기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삶터를 빼앗기는 새를 돌아보면서 이 나라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놀틈과 쉴틈과 자랄틈도 잃어버리는 하루를 맞물려 보려고 한다. 부산 사상나루에서 순천을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가려는데, 달날(월요일) 아침이지만 빈자리가 없다. 빽빽한 자리에 낑기듯 웅크리고 앉아서 하루쓰기를 한다. 《엄마가 된 마녀 루시》는 ‘엄마·어버이’란 자리를 까맣게 잊은 루시라는 아이가 어느 날 아기를 몸에 품고서 낳은 나날을 보여준다. 아기를 낳고서 ‘달라져야 하는’ 살림살이도 보여준다. 대단히 잘 나온 그림책이라고 느끼는데, 막상 거의 안 팔린 채 사라졌다. 어린이한테는 조금 어렵지만, 푸름이하고 어른한테 이바지할 아름그림책이라고 느낀다. 사랑을 모르는 채 맞이하는 하루는 쳇바퀴이다. 사랑을 바라보며 마주하는 하루이기에 살림살이를 지펴서 스스로 살림님으로 서고 살림꽃을 피운다. 사랑을 등진 채 살림을 안 하기에 마구잡이로 뒹군다. 사랑을 품고서 환하게 노래하고 웃으니, 온누리를 포근하게 달래고 녹이면서 어깨동무를 이루게 마련이다.
#LucieFerUnAmourDeSorciere #LionelLeNeouanic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