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8.10.
오늘말. 이밖에
날마다 마주하는 여느일이 언제나 삶 그대로입니다. 흔하지 않은 일을 찾으려고 하니 어렵습니다. 스스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아니라, 자꾸 바깥에서 다른 커다란 일거리를 노리려고 하니 허겁지겁 부산하더군요. 이밖에 또 무엇이 더 있어야 할까요? 손수 가꾸고 일구는 보금자리에서 지피는 살림살이야말로 빛나는 이야기밭입니다. 으리으리한 큰밭을 지어야 훌륭하지 않습니다. 드넓은 들밭을 품어야 빼어나지 않습니다. 누구나 한집안을 조촐히 이루면서 두런두런 돌보는 숲밭을 누릴 수 있으면 아름답습니다. 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집에서 살아야 즐겁습니다. 나비가 춤추는 하루를 마주할 짬이 있어야 웃습니다. 아이는 다 꽃아입니다. 어른은 모두 꽃사람입니다. 딸이 높거나 아들이 높지 않아요. 서로 곱게 밝아 고명이요, 꽃님입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숨돌릴 겨를을 내어 둘레를 보아요. 부릉부릉 매캐한 곳에서는 새도 풀벌레도 벌나비도 사람도 괴롭습니다. 헐레벌떡 뛰어도 뭔가 모자라고 북새판인 서울은 내려놓아야지 싶습니다. 서울 한복판이 널따란 들과 숲으로 거듭난다면, 이러는 사이에 스스럼없이 꿈을 심으며 사랑을 나누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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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