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13.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2》

 콘노 아키라 글·그림/이은주 옮김, 미우, 2023.10.31.



하룻밤 묵은 서울에서 아침을 연다. 이웃님은 일터로 간다. 나는 설거지를 하고 밥자리를 닦는다. 새벽에 새로 쓴 노래 한 자락을 옮겨서 남긴다. 성미산 곁에는 새소리가 자그맣게 흐른다. 버스를 타니 작은 새소리가 훅 사라진다. 한참 들르지 못 한 〈공씨책방〉에 찾아간다. 아직 안 열었다. 느즈막이 여시는 듯싶다. 여러 해째 헛걸음이다. 〈숨어있는 책〉은 13시부터 연다. 〈글벗서점〉은 열었다. 정음문고로 나온 《松江歌辭》(정철 글/방종현 풀이, 정음사, 1948.3.30.)를 만난다. 작은책 한 자락을 만나려고 이리저리 돌았구나. 그런데 책집에 글적이(수첩)를 놓고 나온 줄 깨닫고는 부랴부랴 달린다. 다시 신촌나루까지 달린다. 책으로 묵직한 등짐차림으로 땀을 뺀다. 고흥 돌아가는 시외버스에 안 늦었으나, 시외버스에 타고서 한참 지나서야 땀이 식는다. 두 아이가 아버지한테 “서울은 어땠어요?” 하고 묻는다. “응, 서울은 시끄러워. 시끄럽고 또 시끄럽고 끝없이 시끄러워.”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은 꽤 잘 나왔다. 얼거리도 줄거리도 그림결도 여러모로 무르익은 붓끝이다. 어린이에서 푸름이로 접어드는 아이가 마주하는 응어리와 실타래를 어떻게 스스로 풀며 맺는지 따사로이 품는다. 알뜰하고 살뜰한 그림꽃이다.


#クジマ歌えば家ほろろ #紺野アキラ

Akira Konno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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