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7.22.
오늘말. 혼자하다
바라지 않을 적에는 바라볼 수 없습니다. 문득 부는 바람을 느끼기에 동무를 부르고, 둘레를 알아보면서 사람들을 만납니다. 말을 않아서 모른다지만, 애써 말하지만 마음을 닫았으면 그저 담벼락입니다. 입맛에 맞게 들려주어야 이야기를 들을까요? 달콤한 목소리여야 비로소 귀를 열까요? 꿈을 찾는 한 마디를 톡 씨앗처럼 심기에 이 작은집에서 푸르게 돋아나는 새길을 엽니다. 낱채나 홑채를 내어야 홀가분하지 않아요. 뒷채라서 작지 않고, 곁채라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혼살림집이란,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하는 손길을 누리는 자리입니다. 혼살이집이란, 손수짓기에 어깨동무를 헤아리는 터전입니다. 큰채를 거느리는 사람이라면 혼자서 다 해내지 못 하기에 심부름꾼을 둡니다. 쪽채를 돌보는 사람이라면 혼일을 즐기면서 홀가분하게 홑꽃을 피우는 하루를 걸어갈 만합니다. 혼자뛰기에 외롭지 않습니다. 혼자가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홑살이를 가꾸면서 천천히 깨닫습니다. 홑살림을 지으면서 하나둘 알아차립니다. 조촐히 돌보는 쪽칸에 손님을 맞이합니다. 사람손도 숲손도 반깁니다. 비손도 해손도 바람손도 기다립니다. 다람쥐도 개구리도 이웃손입니다.
ㅅㄴㄹ
말·말하다·목소리·바람·바라다·부르다·찾다·얘기·이야기·사람·사람들·손·손님·쓰는이·쓰임·쓰임새·씀씀이·입·입맛 ← 니즈(needs)
곁집·곁채·낱집·낱채·뒷집·뒷채·딴집·딴채·바깥채·밖채·작은집·작은채·작은칸·쪽집·쪽채·쪽칸·혼집·홑집·홑채·혼살림집·혼살이집·홑살림집·홑살이집 ← 별채(別-)
혼자하다·혼자뛰다·혼자가다·혼잣일·혼일·혼일꾼·혼일지기·홑길·홑살이·홑삶·홑살림·홑꽃·홑일·혼살림·혼살이·혼삶·홀살림·홀살이·홀로살림 ← 단신부임(たんしんふにん/單身赴任)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