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루코와 일하는 동물 1
이시다 요로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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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7.22.

만화책시렁 661


《요루코와 일하는 동물 1》

 이시다 요로즈

 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3.9.25.



  말을 안 하면 어떻게 아느냐고들 하지만, 말을 해야만 알지 않습니다. 말을 할 적에는 ‘말씨’를 곰곰이 짚고 새기면서 알게 마련이고, 마음으로 마주할 적에는 ‘마음씨’를 가만히 보고 헤아리면서 알게 마련입니다. 《요루코와 일하는 동물》은 석걸음으로 짧게 매듭짓는 얼거리입니다. 혼자 붓을 쥘 적에는 늘 밝거나 환한 하루이지만, 붓을 놓고서 마을이나 바깥으로 나올 적에는 으레 갑갑하고 조마조마하고 떠는 늪이라지요. 입으로 말을 안 하면서도 어울릴 수 있을까요? 네, 우리는 풀꽃나무하고는 입으로 말을 나누지 않아요. 언제나 마음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인 풀꽃나무입니다. 나비하고도 풀벌레하고도 새하고도 굳이 말로 마음을 안 나눠요. 그저 마음과 눈빛으로 마음과 눈빛을 나누지요. 이웃나라 사람하고 만날 적에는 어떡해야 어우릴 만할까요? 서로 다른 말을 쓰는 사이라 하더라도, 눈빛과 마음을 환하게 드러내기에 밝게 만납니다. 고양이랑 사람 사이에서도, 거북이랑 사람 사이에서도, 구름이랑 사람 사이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람에서도, 빙그레 웃고 문득 울음짓는 낯빛 하나로도 마음이 흐릅니다. 살짝 내미는 손끝으로도, 가볍게 다가서는 발걸음으로도 넉넉히 이야기를 이룹니다.


ㅅㄴㄹ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나를 치유해 주는 동물들이 잔뜩 있다. 이런 내게 딱 맞는 마을. 다음은 어떤 동물을 만나게 될까?” (22쪽)


“이 마을이 마음 편한 거구나.” “응! 치구사도 이사 올래?” “아니, 난 됐어. 가끔 오는 게 딱 좋아.” (118쪽)


‘늘 이렇다. 항상 이렇게 제사 때는 싫은 상황이.’ (137쪽)


#夜子とおつとめどうぶつ

#石田万


+


《요루코와 일하는 동물 1》(이시다 요로즈/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3)


이 가게에 들어오길 잘한 것 같아

→ 이 가게에 들어오길 잘한 듯해

→ 이 가게에 들어오길 잘했어

13쪽


내 거동이 수상해서 의심을 받을지도 몰라

→ 내가 꺼림해서 미덥지 않을지도 몰라

→ 내가 숨기는 듯해서 갸우뚱할지도 몰라

38쪽


대중탕은 허들이 너무 높아

→ 찜질집은 담이 너무 높아

→ 찜질채는 너무 버거워

52쪽


괜찮아요∼ 자리를 비웠으니 사과의 뜻으로

→ 걱정 마요! 자리를 비웠으니 고개숙이며

64쪽


이렇게나 손님을 따르는 것도, 저 이외의 사람과 외출하는 것도 처음이라서

→ 이렇게나 손님을 따르고, 저 아닌 사람과 마실하기도 처음이라서

91쪽


땀에서 나온 염분을 먹기도 하거든요

→ 땀에서 나온 소금을 먹기도 하거든요

115쪽


항상 이렇게 제사 때는 싫은 상황이

→ 늘 이렇게 비나리 때는 싫은 일이

13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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