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17.


《청춘이라는 여행》

 김현지 글, 달, 2011.7.28.



이제 비는 멎는 듯싶다. 날은 축축하고 구름이 짙다. 큰아이하고 시골길을 걸으며 옆마을로 간다. 문득 큰짐차(덤프)가 앞지르기를 한다면서 옆으로 훅 파고든다. 멀쩡히 길가를 조용히 걷는 우리 곁을 아슬아슬 스치며 지나간다. 저놈은 뭔 짓을 저지르는가? 왜 시골길에서 마구잡이로 내달리면서 사람을 칠 뻔하는가? 고흥읍 쉼터에서 노래쓰기(시창작교실) 석걸음째를 꾸린다. ‘벼락소리’하고 ‘트럭’하고 ‘돌에 앉다’를 놓고서 저마다 이야기를 열 줄로 여민다. 우리가 스스로 눈을 뜨고 귀를 틔우고 마음을 열어서 지을 살림길을 가만히 달래어 이야기로 여미는 길이기에 ‘글쓰기’라는 이름이라고 느낀다. 《청춘이라는 여행》을 지난가을에 읽었다. 첫자락에서는 이렇게 풋글(풋풋이 밝은 글)을 쓰는 이웃이 있구나 하고 느끼다가, 어쩐지 뒤로 갈수록 붓끝이 무디거나 흩어지면서 마지막에는 갈피를 종잡지 않으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고 느꼈다. ‘젊다’는 ‘절다’에서 비롯한 낱말이되, “다리를 절다”뿐 아니라 “열매를 절이다”하고도 맞물린다. 풋나이(한창 젊음)란, 앞으로 어른이라는 길로 나아가는 하루에 스스로 품은 열매를 소금으로든 달콤가루(설탕)로든 재워서(절여서) 머잖아 무르익히는 몸짓이다. 잊지 않으시기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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