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
이와고 히데코 지음, 구혜영 옮김,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 / 동쪽나라(=한민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사진책을 놓고서

아마 2014년에 느낌글을 쓴 적 있는데,

짤막하게 새로 써 본다.

사진이란 대단하지 않은 줄

이웃님이 느끼시기를 바라면서.


..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27.

사진책시렁 132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

 이와고 히데코 글

 구혜영 옮김

 동쪽나라

 2003.9.10.



  잘 찍으려고 용쓰면 잘 못 찍게 마련입니다. 잘 쓰려고 애쓰면 언제나 못 쓸 수밖에 없습니다. 잘 그리고 힘쓰면 거꾸로 못 그리다가 붓을 던질 테지요. 빛꽃도 글도 그림도 늘 같아요. ‘잘’이라는 마음을 씻어내고서 다가설 노릇입니다. “잘 찍기”를 바라는 마음이란, “남보다 낫기”를 바라는 뜻이요, “남하고 나를 견주어서, 남을 밑에 두고서 나를 위로 추키려는 굴레”를 스스로 세우는 셈입니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남이 어떻게 쓰거나 그리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나는 내 삶을 쓰고 그리고 찍습니다. 너는 네 삶을 쓰고 그리고 찍어요. 오늘 하루를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몸으로 겪어서 내 마음으로 담으면 ‘빛꽃·글·그림’ 모두 그저 아름답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는 “가장 예쁜”까지일 수는 없으나, 찰칵 담는 자리에서 늘 “가장 눈부시구나!” 하고 느낄 적에 웃고 울면서 마음을 나누는 길이 무엇인지 들려줍니다. 대단한 고양이를 찍기에 대단한 빛꽃을 얻지 않습니다. 글이름이 대단한 분이 썼기에 대단할 글일까요? 아닙니다. 높거나 낮은 글이란 없고, 낮거나 높은 빛꽃이란 없어요. 사랑으로 마주하기에 사랑으로 찍습니다. 사랑이 없이 쓰니까 사랑이 없는 채 허울스런 글입니다.


##岩合光昭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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