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뼛속 2024.6.9.해.



뼈가 단단하려면 무엇을 머금어야 할까? 쇠? 구리? 돌? 그런데 쇠나 구리나 돌은 무엇을 머금기에 단단하지? 가지를 뻗은 나무는 줄기가 굵고 단단하니? 나무줄기는 어떻게 단단할 수 있을까? 쇠는 왜 단단할까? 구리는? 돌과 바위는 무엇을 담은 몸이기에 단단할까? 몸이며 뼈가 단단하거나 든든하거나 탄탄하거나 튼튼하도록 속에 놓는 숨결이 무엇일는지 헤아리렴. 네가 쇠붙이나 나무토막을 씹거나 삼키면 튼튼할까? 쇠나 나무가 튼튼하도록 속을 이루는 밑숨결을 ‘든든’하면서 ‘반갑’게 맞아들이면, 너는 바람을 마시거나 물을 머금으면서도 넉넉히 튼튼할 만해. 벌컥벌컥 마시거나 잔뜩 먹지 마. 느긋이 마시면서 하나씩 먹어. 서둘러서 네 몸에 넣으면 얼른 빠져나간단다. 갑자기 쑥 밀어넣으면 어느새 쏙 새어나가지. 느릿느릿 담으면 그만 굳어버려. 그러니까 ‘빠르게’도 ‘느리게’도 아닌, “너(나) 스스로 무엇을 바라보고 느껴서, 이제부터 어떤 몸을 이루려는 숨결로 빛나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을 마음에 씨앗으로 심고서 가만히 마시거나 머금을 노릇이야. 이를테면 “내 사랑으로 나아가자”나 “내 노래로 피어나자” 같은 꿈씨앗을 말씨로 옮겨서 스스로 느낄 노릇이란다. 뼛속도 바윗속도 나무속도, 곰곰이 보면 모두 ‘물’이란다. 구름을 이루고, 빗방울이 되고, 바다를 이루고, 냇물로 흐르고, 샘으로 솟고, 온누리를 가볍게 가없이 돌고도는 ‘물’을 네가 온넋으로 받아들여서 다스리기에 단단하고 튼튼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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