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6.4.
다듬읽기 218
《책이 좀 많습니다》
윤성근
이매진
2015.2.28.
《책이 좀 많습니다》(윤성근, 이매진, 2015)는 그닥 안 알려졌다고 여기는 책벌레하고 만난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싶습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책을 읽는 줄 헤아린다면, 글쓴이 눈에 뜨이는 책이 아니라, 이웃이 풀어내거나 들려주고 싶은 책을 복판에 놓고서 줄거리를 여미어야 어울릴 텐데 싶더군요. 모든 책은 갈래만 다를 뿐, 속내는 매한가지입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갈래를 바라보고 걸어가면서 언제나 나란한 빛과 씨앗을 얻고 나누고 심고 베풀고 펴면서 일구는 책밭입니다. 한 자락을 읽건 즈믄 자락이나 하늘만큼 읽건 안 대수로워요. 어느 책을 읽든지 “책을 마주하는 손길과 매무새와 눈빛”을 바라볼 수 있다면, 책 하나로 풀어낼 살림살이는 가없이 넓고 깊습니다. 굳이 넓고 깊이 안 들어가도 될 테지만, 책밭 어귀에서 서성이다가 끝맺는구나 싶어 아쉽습니다. 책을 덮고서 다시 살피자니 책이름부터 “책이 좀 많습”이군요. 이미 부피와 크기로 보려는 눈인 탓에 여러모로 어지럽고 섣부르게 다가갔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와이셔츠를 차려입은 남자 혼자
→ 흰웃옷을 차려입은 사내 혼자
→ 흰웃도리 차려입은 돌이 혼자
6쪽
이해 못 할 정도로 괴짜 소리를 듣는
→ 알쏭달쏭한 녀석 소리를 듣는
→ 알 길 없는 도깨비 소리를 듣는
7
평범한 사람들 중에 얼마나 많은 애서가들이 있는지 조금 짐작할 수 있게 됐다
→ 수수한 사람 사이에 글사랑님이 얼마나 많은 줄 조금 어림할 수 있었다
→ 둘레에서 책사랑님이 얼마나 많은 줄 조금 헤아릴 수 있었다
8
이렇게 많은 책을 가진 사람은 어릴 때부터 독서광이지 않았을까
→ 이렇게 책이 많으면 어릴 때부터 책벌레이지 않을까
→ 이렇게 책이 많으면 어릴 때부터 글사랑이지 않을까
13
문고본을 모으는 책장이 따로 있고
→ 손바닥책 모으는 시렁이 따로 있고
→ 작은책을 모으는 칸이 따로 있고
16
한번 관심이 생기면 거기에 관련한 책은 직성이 풀릴 때까지
→ 눈여겨보면 이와 얽힌 책은 속이 풀릴 때까지
→ 눈이 가면 이 갈래 책은 마음이 풀릴 때까지
17
한적한 곳에 컨테이너로 만든 서재를 갖고 있는
→ 한갓진 곳에 모둠칸으로 연 책칸이 있는
→ 기스락에 모둠집으로 꾸민 책마루가 있는
25
한 질을 선물로 주셨죠
→ 한 꾸러미를 주셨죠
→ 한 꿰미를 주셨죠
→ 한 묶음을 주셨죠
→ 한 동을 주셨죠
→ 한 보따리를 주셨죠
35
정말 안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가
→ 참 안 어울리지 않은가
71
짧은 복도를 지나면 바로 거실 겸 주방이 나온다
→ 골마루를 지나면 마루인 부엌이 나온다
→ 골마루를 지나면 마루이자 부엌이다
105
이제는 헌책방도 대형이 되고 있다
→ 이제는 헌책집도 큼직하다
→ 이제는 손길책집도 크다
112
최성희 씨에게 공부라는 것은 삶의 리듬이나 마찬가지다
→ 최성희 씨는 삶가락으로 배운다
→ 최성희 씨는 삶결 그대로 익힌다
→ 최성희 씨는 살아가는 대로 배운다
125
책상 위에도 많은 책이 위태롭게 쌓여 있다
→ 책상에도 책이 잔뜩 아슬아슬 쌓였다
135
벽면을 모두 차지하는 책장은 전희정 씨가 특히 좋아하는 책들로 채웠다
→ 둘레를 모두 차지하는 책칸은 전희정 씨가 아주 반기는 책으로 채운다
159
인포그래픽을 전문으로 보여주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 알림그림을 잘 보여주는 어느 누리집에서
→ 그림빛을 두루 보여주는 어느 누리집에서
184
책 읽기에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할까
→ 책을 읽으려면 얼마나 다부져야 할까
→ 책을 읽자면 얼마나 배짱이어야 할까
→ 책읽는 뚝심은 어느 만큼이어야 할까
→ 책읽는 뱃심은 어느 만큼이어야 할까
220
농사일을 하며 근처에 있는 대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 논밭일을 하며 둘레 새배움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 흙을 일구며 가까운 새길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280
각별한 애정이 있다
→ 남달리 즐긴다
→ 몹시 반긴다
28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