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4.


《달려라 꼴찌 4》

 이상무 글·그림, 씨엔씨레볼루션, 2016.1.12.



비가 그칠 듯한 하루이다. 우리 책숲에 비 새는 곳을 살핀다.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 나래터를 들른다. 텃노랑민들레 두 송이가 먼저 씨공을 맺으려고 한다. 초피나무 새잎이 돋는다. 곳곳에서 멧딸기꽃이 오른다. 이곳을 보고 저곳을 살핀다. 이 구름을 헤아리고, 저 바람을 마신다. 《달려라 꼴찌》가 새롭게 나온 적 있다. 꽤 오래된 그림꽃을 다시 낼 적에 어느 만큼 읽히려나. 좀 묵었기에 안 읽힐 만하지 않다. 지난날 적잖은 그림꽃에는 주먹다짐이나 거친말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순이돌이 사이에 억누르거나 가두는 틀이 그대로 나오기도 한다. 둘레에서는 이상무 님 붓끝으로 《달려라 꼴찌》를 많이들 얘기하지만, 《포장마차》 같은 그림꽃부터 눈여겨보고서 다시 내는 길이 한결 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림님이 골프를 그리건 박정희를 그리건, 스스로 그 길이 낫다고 여기면 그릴 수야 있겠지. 그러나 차츰차츰 ‘마을살이’를 잊고 ‘마을사람’하고 등지는 결로 붓을 쥔다면, 이 붓으로 태어나는 그림에 어떤 줄거리가 흐를까? 누구나 붓을 쥘 노릇이다. 어느 삶이건 붓으로 그릴 수 있다. 그러나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숲빛으로 담아내려는 마음씨가 아닌 채 쥐는 붓은 그만 주먹질이나 발길질로 치우치곤 하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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