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23.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윌리엄 재스퍼슨 글·척 에카르트 그림/이은주 옮김, 비룡소, 2000.5.1.



텃노랑민들레가 무럭무럭 오른다. 곁에서 제비꽃이 나온다. 앵두꽃망울이 몇 송이 벌어지고, 동박꽃도 함초롬하다. 큰아이랑 들길을 걸어 옆마을에 가서 시골버스를 타고 저잣마실을 간다. 삽질소리가 시끄럽고 매캐하다. 열 몇 해째 내내 뚝딱거린다. 무엇을 하려는 삽질이고, 시골은 돈을 어디다 쏟아붓는지 알쏭하지만, 이런 일이 끝없다. ‘삽질나라’는 이명박 혼자서 하지 않았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도 삽질나라였고, 김영삼·박근혜도 삽질나라였다. 누가 우두머리에 앉든 온나라가 구석구석 삽질로 돈벌이를 한다. 아이하고 기스락숲을 걷는다. 조금 돌더라도 부릉길 아닌 샛길로 가서 멧새노래를 듣는다. 저녁에는 다시 비가 온다.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되읽는다. 이 책을 처음 만나던 스무 해쯤 앞서를 떠올린다. 그때나 이때나 우리나라는 아직 이만큼 글그림을 여미어서 선보이기 어렵다. 글꾼도 그림꾼도 온통 서울·큰고장에 사는걸. 시골빛을 머금고서 숲빛을 노래하는 살림을 지을 줄 모르는 채 어떻게 ‘숲글·숲그림’을 펼 수 있을까? ‘서울에서 살며 새를 보는 책’은 꽤 나오지만, ‘시골에서 아이랑 살림을 지으면서 새랑 이웃하는 책’은 여태 못 본다. 겉으로만 훑으면 알맹이를 모르게 마련이다.


#How the Forest Grew #WilliamGJaspersohn #ChuckEckar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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