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4.17.

사진책시렁 116


《예술로서의 사진》

 카나마루 시게루

 한정식 옮김

 해뜸

 1988.6.20.첫/1995.1.1.4벌



  우리는 얼핏 ‘우리말’을 쓴다고 말을 하는데, 정작 ‘우리말다운 우리말’인지 들여다보는 사람은 대단히 드뭅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말을 모른다”고 해야 맞고, “우리말을 들여다보고 익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만합니다. 처음 찰칵이가 이 나라에 들어온 뒤부터 우리가 쓰는 웬만한 찰칵이는 일본것입니다. 독일것을 쓰는 분이 제법 있지만, 주머니를 헤아려 일본것을 쓰는 분이 많고, 일본것이 독일것보다 우리 터전 빛결하고 어울리는 대목이 있기도 합니다. 1990년 언저리까지 적잖은 책은 일본책을 훔쳤습니다. 2000년에 이르도록 이 물결은 이었고, 2020년쯤에는 거의 사그라들지만, “예전에 일본에서 일군 열매”를 마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듯 꾸미거나 내세우는 꾼이 제법 있습니다. 《예술로서의 사진》은 잘 여민 길잡이책입니다. 다만, 일본사람이 지었고, 이 책은 “일본사람이 여민 이야기”를 드물게도 스스럼없이 밝혔어요. 일본것을 꼭 내쳐야 하지는 않으나, 스스로 돌아볼 노릇입니다. 우리말을 잊거나 모르는 채 일본말씨에 길들기만 한다면 어떤 삶일는지요? 우리빛을 갈고닦지 않는 채 일본빛만 받아들이면 어떤 길일까요? “내 눈”으로 보자면,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알려면 “나를 이루는 말”을 익혀야 하고, 나를 이루는 말이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살림을 지으면서 사랑할 일입니다. 아직까지 이 나라 글밭·그림밭·빛꽃밭은 일본흉내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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