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 동해 인문학
이동춘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4.4.

사진책시렁 138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

 이동춘

 걷는사람

 2020.12.30.



  한자말로 ‘잠수(潛水·潛嫂)’가 있으나, 우리말로 ‘자맥·자맥질’이 있습니다. 물속에 ‘잠기’는 몸짓을 ‘자’라는 낱말을 밑동으로 나타냅니다. 물을 길어올릴 적에는 ‘잣다’라 하고, 예부터 ‘무자위(물자위)’라는 연장이 있어요. 물에 잠겨서 헤엄치는 몸짓은 마치 꿈길에 들어선, 곧 ‘잠’과 같다고 여길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한자 ‘잠(潛)’하고 우리말 ‘잠’은 소리까지 같은 다른 말씨입니다. 물질이나 바다질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잠네’라고도 합니다. “잠기는 네(사람)”라는 얼개입니다.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를 읽고서 이내 덮었습니다. 바닷일을 하는 이웃을 찰칵 담으려는 뜻은 나쁘지 않지만, 굳이 멋스러이 찍으려고 너무 애썼구나 싶고, 바다빛과 잠빛을 미처 못 느낀 듯싶어요. 한 해쯤 슥 돌아보아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으나, 책을 좀 섣불리 내지 않았을까요? 나무 한 그루를 알려면 “다 큰 모습”만으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씨앗 한 톨이나 꽃송이만으로도 알 길이 없어요. 나무 한 그루하고 두고두고 이웃이자 동무로 지낸 뒤에라야 “나무 마음을 조금 엿보았다”고 하겠지요. 바다순이인 잠네 삶에 가닿기보다는 스친 모습 몇 자락을 뭉뚱그린다면, “아직 빛꽃이 아닙”니다.


ㅅㄴㄹ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이동춘, 걷는사람, 2020)


상군 해녀는 물질을 가장 잘하는 해녀로 부러움과 대우를 받기도 한다

→ 웃잠네는 물질을 가장 잘해서 부러워하고 모시기도 한다

→ 웃비바리는 물질을 가장 잘하여 부러워하고 우러르기도 한다

3쪽


본인의 고장에서만 작업하는 게 아니라

→ 제 고장에서만 일하지 않고

→ 텃고장에서만 일하지 않고

8쪽


배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직접 해엄쳐서 물질하기도 한다

→ 배로 다니기도 하지만 바닷가에서 헤엄쳐서 물질하기도 한다

→ 바로 옮기기도 하지만 바다놀이터에서 헤엄쳐서 물질하기도 한다

33쪽


해녀들의 고충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

→ 고된 잠네살이를 이야기하는 모습

→ 고단한 자맥살림을 얘기하는 모습

71쪽


유해 어종인 불가사리는 매해 가을, 해녀들에 의해 수확된다

→ 불가사리는 궂어서 가을마다 바다순이가 거둔다

→ 불가사리는 사나워서 가을이면 잠네가 치운다

15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