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28.


《마르지 1984―1987 1》

 마르제나 소바 글·실뱅 사부아 그림/김지현 옮김, 세미콜론, 2011.7.29.



빨래를 하고 밥을 차린다. 글손질 일을 부랴부랴 하다가 멈추고서 작은아이랑 저잣마실을 간다. 엊그제 읍내 신집이 닫았는데 오늘도 닫았다. 설마 고무신까지 시골 읍내에서 못 사는가? 한숨을 쉬다가 생각한다. 누리가게에서 살 수 있는 듯싶다. 헛걸음하는 품과 하루를 돌아보면, 앞으로는 시골 읍내 가게를 못 다닐 테지. 《마르지 1984―1987 1》를 오랜만에 되읽고서 큰아이한테 건넨다. 2024년에 살펴도 ‘2011년에 12000원으로 나온 책값은 비싸’다. 그러나 비싸게 매겼더라도 끝까지 옮겨야 하지 않나? 프랑스판은 읽기 버거워 영어판을 살 수 있나 살피지만 만만하지 않다. 그래도 프랑스판 겉그림은 구경할 수 있네. 여태까지 여섯걸음이 나왔다는데, 《마르지 3∼6》은 끝내 안 옮긴 채 슬그머니 구렁이 담넘이를 할 듯싶다. 진작에 끊어진 판도 다시 나올 낌새가 없고, 다시 내더라도 책값을 또 얼마나 올려붙일는지 끔찍하다. 1979년에 태어났다는 마르지가 살아온 그곳 모습하고, 1975년에 내가 태어나서 살아간 이곳 모습이 비슷하다. 비슷비슷하게 굶고 가난하면서도 잘 놀고 스스로 생각하고, ‘똑같은 어른이 되지 않겠다’는 꿈을 품으면서 너을거리는 나라 한켠에서 ‘바뀔 수 있구나’를 알아차리는 하루는 다들 매한가지이더라.


#MarziCompilations #MarzenaSowa #SylvainSavoia

2008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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