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폭 幅
폭이 좁다 → 좁다 / 너비가 좁다
폭이 2미터가량 된다 → 너비가 2길쯤 된다
폭 넓은 개울이 흐르고 → 개울이 넓게 흐르고
폭 넓은 통바지 → 통바지 / 통이 넓은 바지
행동의 폭이 넓다 → 넓게 움직이다 / 넓게 뛰다
치마의 폭을 마르다 → 치마통을 마르다 / 치마쪽을 마르다
열두 폭 치마 → 열두 자락 치마
한 폭의 동양화 → 새녘그림 하나 / 새녘그림 한 자락
‘폭(幅)’은 “1. = 너비 2. 자체 안에 포괄하는 범위 3.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4.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또는 그림, 족자 따위를 세는 단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너비·나비·넓이’나 ‘바닥·볼·골’로 고쳐쓸 만한데, 흐름을 살펴 아예 안 써도 됩니다. ‘길·앞뒤·사람칸’이나 ‘자락·자리·자위’로 고쳐쓰고, ‘조각·짝·크고작다·쪽’이나 ‘통·틀·틀거리·판’으로 고쳐쓰지요. ‘틈·사이·샅·칸’이나 ‘품·-새·결’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낱말책을 보면 “폭 넓은 통바지” 같은 보기글이 나오는데 ‘통바지’란 통이 넓은 바지를 가리키니 겹말입니다. 그림이나 옷감을 세는 말로 ‘자락’을 써도 어울리겠구나 싶습니다. 이밖에 “한 폭의 그림 같다”처럼 쓰기도 하지만, “그림 같다”나 “아름답다·눈부시다·곱다”나 “훌륭하다·빼어나다·뛰어나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길이든 폭이든 넓이든 거리든
→ 길이든 너비든 넓이든 거리든
《침엽수 지대》(김명수, 창작과비평사, 1991) 77쪽
설경(雪景)을 그린 한 폭의 수묵(水墨) 풍경화와 흡사하다
→ 눈누리를 그린 먹물그림을 닮았다
→ 눈밭을 그린 먹그림과 비슷하다
→ 눈벌을 그린 먹빛그림 같다
《경계를 넘어 글쓰기》(김우창, 민음사, 2001) 103쪽
사귐의 폭은 좁지만
→ 좁게 사귀지만
《시간창고로 가는 길》(신현림, 마음산책, 2001) 109쪽
나무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둘러서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고 참고 있었다
→ 나무는 마치 그림처럼 둘러서서 아무 짓도 하지 못하고 참았다
→ 나무는 그저 그림처럼 둘러서서 아무 짓도 하지 못하고 참기만 했다
《도미니크》(윌리엄 스타이그/서애경 옮김, 아이세움, 2003) 187쪽
너무나 폭넓은 ‘회색지대’가 존재하는데
→ 너무나 넓게 ‘틈새’가 있는데
→ 너무나 넓게 ‘어정쩡한’데
《근대를 다시 읽는다 1》(윤해동과 네 사람, 역사비평사, 2006) 39쪽
꼬마들이 하얀 새들에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꼬마들이 하얀새한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그림 한 자락 같다
→ 꼬마들이 흰새한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그림 같았다
→ 꼬마들이 하얀새한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그림같이 곱다
→ 꼬마들이 흰새한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이하영, 양철북, 2008) 146쪽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만들어졌다
→ 아름다운 그림이 나왔다
→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었다
→ 아름다운 그림을 빚었다
→ 아름다운 그림을 지었다
《하늘에서 본 한국》(얀 아르튀스 베르트랑/편집부 옮김, 새물결, 2008) 332쪽
한 폭의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눈부신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곱게 담은 먹그림 같은데
《옛이야기 들려주기》(서정오, 보리, 2011) 16쪽
도로 폭은 넓었다
→ 길은 넓었다
→ 길너비는 컸다
《평양의 여름 휴가》(유미리/이영화 옮김, 도서출판615, 2012) 15쪽
창문을 열면 한 폭의 들판이 풍경화가 되던 집
→ 미닫이를 열면 들판이 그림이던 집
→ 볕받이를 열면 들판이 마치 그림인 집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길》(여림, 최측의농간, 2016) 29쪽
감소폭은 사적 부문의 경우 공공부문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 사람들은 나라보다 더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시민에게 권력을》(하승우, 한티재, 2017) 113쪽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 무척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 매우 크게 떨어졌답니다
《책과 책방의 미래》(북쿠오카 엮음/권정애 옮김, 펄북스, 2017) 188쪽
낙산 가을 한 폭을
→ 낙산 가을 한 자락을
→ 낙산 가을 한 켠을
→ 낙산 가을 한 품을
《흰 꽃 만지는 시간》(이기철, 민음사, 2017) 92쪽
폭 30센티미터쯤 되는 물길
→ 너비 30치쯤 되는 물길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이유진, 오마이북, 2017) 28쪽
창문이란 한 폭의 밖을 담은 그림과도 같습니다
→ 여닫이란 밖을 담은 그림과도 같습니다
→ 바람길이란 밖을 곱게 담아 줍니다
《혼자를 기르는 법 1》(김정연, 창비, 2017) 160쪽
저희가 독립서점치고는 스펙트럼이 폭넓은 편이거든요
→ 저희가 마을책집치고는 품이 넓거든요
→ 저희가 마을책집치고는 결이 넓거든요
→ 저희가 마을책집치고는 테두리가 넓거든요
→ 저희가 마을책집치고는 다룸새가 넓거든요
《전국 책방 여행기》(석류, 동아시아, 2019) 149쪽
더 이상 체중 감량 폭이 예전 같지 않았다
→ 더는 예전처럼 몸무게가 줄지 않았다
→ 더는 예전처럼 몸무게를 빼지 못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이진송, 다산책방, 2019) 8쪽
과연 이 중에 어떤 요소를 선택하여 담아낼 것인지를 두고 폭넓게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이 가운데 무엇을 골라서 담아낼까 하고 두루 이야기했습니다
→ 여기서 무엇을 가려서 담아낼까 하고 깊이 이야기했습니다
→ 어떤 길을 뽑아서 담아낼까 하고 찬찬히 이야기했습니다
《꿈을 담은 교문》(배성호, 철수와영희, 2020) 41쪽
실제로 안구가 움직이는 폭은
→ 막상 눈알이 움직이는 길은
→ 정작 눈이 움직이는 너비는
《무적의 사람 4》(카이타니 시노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 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