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2.28.

오늘말. 지피다


마음을 깊이 나눈다는 뜻을 곱씹습니다. 누구하고나 속살림을 나눌 수 있되, 아무하고나 속내를 나누지는 않습니다. 무엇이든 까닭을 밝힐 수 있으나, 아무것이나 낱낱이 들여다보지는 않아요. 사랑이 없으면 씨알도 없습니다. 꿈이 없으면 싹이 트지 않더군요. 확확 넘어가려고 하는 곳에서는 나무가 자라지 않아요. 처음부터 곰곰이 새기려는 마음이 없으면, 온꽃도 참꽃도 아닌, 온길도 참길도 아닌, 그지없이 허울만 좋은 허수아비로 그칩니다. 힘을 들여야 제대로 이루지 않더군요. 힘이 여리건 없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속빛에 깔아 놓는 사랑이 고갱이입니다. 샘솟는 꿈이 알갱이예요. 커다랗게 흐드러지기에 아름꽃이지 않습니다. 이름을 드날리기에 아름길일 수 없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사랑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지켜봐요. 옹달샘 한 줄기가 고이 잇더니 가람을 이루고 바다에 닿아요. 뿌리깊은 샘처럼, 뿌리깊은 나무 한 그루가 푸른숲을 지피는 씨앗입니다. 숨은빛을 눈여겨봅니다. 숨은넋을 헤아립니다. 단단한 몸이건, 썩 튼튼하지 않은 몸이건, 다 다르게 타고난 이 몸뚱이를 그루로 삼아서 처음부터 새롭게 걸어갑니다.


ㅅㄴㄹ


깊다·깊숙하다·속깊다·그윽하다·숨은넋·숨은빛·밑·밑바탕·밑뿌리·밑자락·밑밥·밑힘·바탕·고갱이·뿌리·뿌리깊다·깔다·속있다·속·속내·속빛·속마음·속넋·속살·속살림·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크다·단단하다·탄탄하다·튼튼하다·뼈·뼈대·참·참길·참넋·참빛·참뜻·온길·온빛·온꽃·온모습·처음·처음부터·뚜렷이·확·팍·휙·뒤·뒤쪽·뒤켠·뒷마음·뒷넋·새롭다·샘·샘빛·샘꽃·샘길·샘터·솟다·옹달샘·바로서다·삶읽기·삶눈·일다·있다·지피다·머금다·밭·비롯하다·타고나다·생기다·태어나다·나다·나오다·나타나다·드러나다·까닭·속까닭·-밖에·등걸·그루·그루터기·모·싹·싹트다·씨·씨앗·씨알·알·알갱이·움·움트다·터·터전·트다·틔우다·돋다·낱낱이·샅샅이·속속들이·송두리째·곰곰이·제대로·모름지기·아무래도·아주·무척·매우·확·대단히·더없이·그지없이·아름길·아름꽃 ← 근본, 근본적, 근기(根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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