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종치다 鐘


 인생이 종쳤구나 → 삶이 끝났구나 / 삶을 다했구나

 토요일도 다 종을 쳤어 →  흙날도 다 끝났어 / 흙날도 다 갔어

 이미 종쳤다 → 이미 닫았다 / 이미 마쳤다 /이미 떠났다 / 이미 건너갔다


  ‘종치다(鐘-)’는 낱말책에 없습니다. ‘종(鐘)’은 “1. 어떤 시간 또는 시각을 알리거나 신호를 하기 위하여 치거나 흔들어 소리를 내는 금속 기구 2. 미리 정하여 놓은 시각이 되면 저절로 소리가 나도록 장치가 되어 있는 시계 = 자명종 3. [음악] 국악에서, 놋쇠로 만든 타악기의 하나”를 뜻한다고 하는데, ‘종치다·종을 치다’는 다르게 씁니다. 여러모로 살피면서 ‘가다·흘러가다·건너가다·떠나다’나 ‘나오다·서다·멈추다·멎다·끊다’나 ‘끝·끝장·끝나다·끝마치다·끝맺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마치다·마감·마지막·매듭’이나 ‘닫다·맺다·막다·막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다되다·다하다’나 ‘그만두다·그만하다·거덜·거두다·감다’로 고쳐쓰고, ‘안 되다·되지 않다·잃다·잘리다’로 고쳐쓰지요. ‘놓다·내려놓다·여기까지·손떼다’나 ‘접다·젖다·지나가다·집어치우다’나 ‘치우다·해치우다·마음을 접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히비키의 작가활동을 종치게 하고 싶진 않아

→ 히비키 글쓰기가 멈추기를 바라진 않아

→ 히비키 붓일이 끝나기를 바라진 않아

→ 히비키가 글을 그만 쓰지 않기를 바라

→ 히비키가 글일을 안 떠나기를 바라

《히비키 3》(야나모토 미츠하루/김아미 옮김, 소미미디어, 2018) 10쪽


어머니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을 종칠 바엔 차라리

→ 어머니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끝낼 바엔 차라리

→ 어머니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마칠 바엔 차라리

《Dr.코토 진료소 15》(타카토시 야마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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