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사는 집 - 판자촌의 삶과 죽음
김수현 지음 / 오월의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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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2.

다듬읽기 108


《가난이 사는 집》

 김수현

 오월의봄

 2022.10.24.



  《가난이 사는 집》(김수현, 오월의봄, 2022)을 읽는 내내 어쩐지 뜬구름을 잡는구나 싶었습니다. 발을 땅에 디디지 않은 채 펴는 글이로구나 싶더군요. 글쓴이는 ‘문재인 정권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도시재생 뉴딜’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삶과 나라에 걸맞지 않은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었다고 화살을 받은 분이라 하고, 이 책에서도 살짝 고개를 숙이는 시늉이 있습니다. 다만 시늉이 있을 뿐, 스스로 무엇을 잘못해서 나라를 뒤흔들었는지는 모르는 듯싶습니다. 아마 진작 알았다면 엉뚱한 길을 안 폈을 테고, 이런 책조차 안 썼겠지요. ‘값이 껑충 뛰는 아파트를 거느린 교수’라는 분들이 쓰는 글과 펴는 길이란, 언제나 어느 울타리한테는 이바지하지만, 숱한 사람들한테는 피고름을 짜내는 불수렁입니다. 글쓴이 스스로 ‘껑충 값이 뛴 아파트 부동산’을 스스럼없이 나라에 돌려주고서, 조그마한 골목집을 빌려서 조용히 살아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분이 쓰는 글은 뜬금없으면서 헛바람이 가득할 뿐이리라 느낍니다. ‘가난하지 않은 주제(?)’에 함부로 가난을 들먹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주민들은 망루를 지어 저항했습니다

→ 사람들은 다락채를 지어 맞섭니다

→ 마을사람은 다락을 지어 버팁니다

6쪽


집은 인간 생존과 종족 보존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 살며 아기를 돌보려면 집이 있어야 한다

→ 집이 있어야 살며 아기를 낳는다

15쪽


집의 물리적인 기준이나 수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경제적 접근성이다

→ 어떻게 생기거나 지은 집이냐보다 집을 살 수 있느냐가 큰일이다

→ 어떤 집이냐보다 집을 살 수 있느냐가 대수롭다

17쪽


앞의 두 동네 가로망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마을 길그물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고을 길짜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곳 길틀에서도 볼 수 있지만

56쪽


이들의 빈곤이 세습될 가능성은 매우 컸다

→ 이들은 거의 가난을 물려준다

→ 이들은 다들 가난을 이어받는다

88쪽


산비탈에다 기초도 제대로 다지지 않고 불과 6개월 만에

→ 멧비탈에다 터도 제대로 다지지 않고 고작 여섯 달 만에

129쪽


판자촌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 쪽마을을 갈아치울 두루집을 빌려주기로 하고

→ 가난마을을 바꿀 어울집을 빌려주기로 하고

188쪽


60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수도 중의 하나다

→ 600해를 이은 아주 오래된 꼭두이다

→ 600해를 살아온 참 오래된 으뜸고을이다

235쪽


재개발이나 뉴타운사업은 양호한 주택을 늘리려고 벌이는 사업이다

→ 갈아엎기나 새마을짓기는 좋은 집을 늘리려고 벌이는 일이다

244쪽


주거권이란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지만

→ 집몫이란 한마디로 모두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몫이라고 할 수 있지만 

292쪽


주택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집은 홀로 있지 않고

→ 집은 홀로 서지 않고

299쪽


가난한 사람들의 자구적 주거공간이었을 뿐 아니라

→ 가난한 사람들이 손수 지은 터일 뿐 아니라

→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 닦은 터전일 뿐 아니라

301쪽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문재인 나라 땅살림을 놓고서 깊이 고개를 숙인다

→ 문재인 나라 땅값 길눈 때문에 깊이 고개를 숙인다

310쪽


도시에 정착하기 위한 전진 기지였다

→ 서울에 가려는 징검돌이다

→ 서울에 들어서려는 디딤돌이다

→ 서울에 자리잡으려는 발판이다

3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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