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3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김진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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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1.

책으로 삶읽기 907


《미식탐정 3》

 히가시무라 아키코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4.21.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을 읽었다. 《미식탐정》은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이 선보인 그림꽃 가운데 가장 읽기가 어렵다고 할 만하다. 어느 모로는 이런 그림꽃을 꼭 그리고 싶었겠구나 싶고, 그만큼 “덜뜬 사내”가 눈 좀 뜨기를 바랐다고 여길 만하다. 이녁은 여태 익살스럽게 그려내기는 했지만 이녁 아버지는 ‘망나니(독재자)’라고 할 만한 사내였다. 1975년에 태어나 자란 또래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두들겨맞으면서 컸고, 웃사내질에 시달린 가시내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2020년을 넘어서는 요즈음은 달라졌을까? 제법 달라지기는 했다. 적잖은 사내가 얼뜬 몸짓을 버렸고, 착하고 참한 몸짓을 스스럼없이 보인다. 이와 달리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얼뜬 몸짓에 엉터리로 치닫는 사내도 참 많다. 사랑이 없는 모든 곳은 불굿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천천히 숲으로 나아간다. 사람잡이 하나만 잡으려고 해본들 이미 늦다. 얼뜬 웃사내질을 모조리 녹이는 때라야 비로소 사랑이 싹틀 수 있다.


ㅅㄴㄹ


“남편이 바닥에 떨어진 반찬들을 주워먹으라고 시켰어요. 마치, 후후, 돼지처럼.” (34쪽)


“그거 알아?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근데 체포돼서 TV뉴스에 나오는 건 극히 소수지. 정말 웃기지 않아?” (60쪽)


“어머님도 참 세심한 분이군. 이런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을. 아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 “그치만 와이프 입장에선 고맙긴 해도 부담스럽죠.” “음?” “생각해 봐요. 이런 게 수시로 오면 지옥이라구요.” (72쪽)


“당신이 궁금해했던 이 요리의 맛은 어때?” (148쪽)


#ひがしむらあきこ #HigashimuraAkiko #東村アキコ #美食探偵


+


요리를 사랑하는 나의 꿈

→ 밥짓기를 사랑하는 꿈

→ 맛꽃을 사랑하는 이 꿈

7쪽


이번 주엔 이틀 연속 손절매에 실패했어

→ 이레 사이 이틀 내리 싸게 못 팔았어

→ 이 이레엔 이틀 내내 내치지 못했어

20쪽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 일본은 죽음나라야

→ 일본은 사람잡이판이야

→ 일본은 쉽게 해치우지

60쪽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 하루하루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 언제나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60쪽


학식은 맛이 없어서 다들 불평이 심했어

→ 모둠밥은 맛이 없어서 다들 투덜거렸어

→ 배움밥집은 맛없어서 다들 싫어했어

72쪽


우리는 철야해서 오늘 비번이라고

→ 우리는 밤새워서 오늘 쉰다고

→ 우리는 밤샘일로 오늘 거른다고

105쪽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가택수사를 하란 말야?

→ 나쁜일이 있지도 않은데 집을 뒤지란 말야?

→ 뭐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들이닥치란 말야?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 114쪽


맛있으니까 순삭하는 거지, 요리사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사라지지. 밥지기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쓱싹하지. 부엌님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해치우지. 맛잡이도 기뻐할걸?

153쪽


불로소득이 최고야

→ 거저벌이가 좋아

→ 앉은벌이가 으뜸

→ 물림먹기가 꼭두

16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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