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폐가 廢家
떠나간 폐가임이 분명했다 → 떠나간 빈집이 틀림없다
이제 폐가나 다름없게 되었다 → 이제 끝장과 같다
‘폐가(廢家)’는 “1. 버려두어 낡아 빠진 집 ≒ 폐옥 2. 뒤를 이을 호주가 없어 그 집의 대가 끊어짐. 또는 그런 집 3. [법률] 호적법에서, 호주가 스스로 그 일가를 폐하고 이를 소멸하는 일. 또는 그렇게 소멸한 일가를 이르던 말. 호주가 타가에 입양하는 경우나 여자 호주가 타가에 혼인하는 경우에 인정했었다”로 뜻풀이를 하는데, ‘빈집·빈가게·빈터·빈판·빈꽃·비다’나 ‘헌집·허름집·낡은집·낡집·텅빈곳’으로 고쳐씁니다. ‘끝·끝장·끝나다·끊기다·끊어지다·마감’이나 ‘무너지다·허물어지다·허허벌판’으로 고쳐쓰고, ‘우르르·와르르·깨지다·망가지다’나 ‘사라지다·없어지다·자빠지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폐가(弊家)’를 “말하는 이가 자기 집을 낮추어 이르는 말 ≒ 폐거”처럼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절이 폐가가 되어 주춧돌만 덩그러니 남을 것이다
→ 절이 무너져 주춧돌만 덩그러니 남는다
→ 절이 허물려 주춧돌만 덩그러니 남는다
《섬에 홀려 필름에 미쳐》(김영갑, 하날오름, 1996) 200쪽
구름 폐가
→ 구름 빈터
→ 구름 빈꽃
《정비공장 장미꽃》(엄재국, 애지, 2006) 18쪽
폐가 내치지 않고 깃든 일 높이 사
→ 헌집 내치지 않고 깃든 일 높이 사
→ 낡집 내치지 않고 깃든 일 높이 사
《꿈결에 시를 베다》(손세실리아, 실천문학사, 2014) 36쪽
폐가의 가을
→ 허름집 가을
→ 빈집 가을
《빵 굽는 시간》(전태련, 문학의전당, 2015) 30쪽
곳곳의 폐가와 공가는 을씨년스럽기도 하지만
→ 곳곳 낡은집과 빈집은 썰렁하기도 하지만
→ 곳곳에 비고 낡은 집은 서늘하기도 하지만
《부산 속 건축》(이승헌, 안그라픽스, 2016) 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