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7.

오늘말. 멧들내숲


바다보다 멧들이 넓으면 숲이 우거졌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비바람해가 고루 어우러지는 이 별은 숲빛이 푸르기에 아름답고 알차면서 넉넉합니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목숨붙이는 풀꽃을 품고서 나무돌흙을 곁에 두면서 살아왔어요. 누구나 들빛으로 어우러진 나날이기에 오래오래 사이좋게 살림을 이어요. 들숲바다를 잊는 서울이고, 멧들내숲을 등지는 큰고장입니다. 이제는 시골마저 숲들바다보다는 잿더미로 세우는 뾰족하고 높다란 집에 사로잡힙니다. 너른숲으로는 돈이 안 된다고 여기더군요. 풀꽃붙이를 하찮게 여기기 일쑤입니다. 어린이가 푸른길을 모르는 채 놀 틈마저 없이 자란다면, 그런 곳에는 어떤 길이 나올까요? 열대여섯 살 푸름이나 숲자락을 배우지 않고서 돌나무흙을 언제나 마주하지 않는 터전이라면, 그런 나라는 그만 틀에 갇힌 채 무너지는 판이지 싶습니다. 해바람비흙이 사름으로 나란히 빛나는 마을에서 삶꽃이 움틉니다. 들내숲이 어우러지는 보금자리를 일굴 적에 서로서로 환하게 웃음짓는 얼거리를 여미어요. 무엇을 잊었나요? 무엇을 잃나요? 무엇을 쥔 채 떠도나요? 홀가분히 바람을 쐬면서 숲으로 가는 이웃을 그립니다.


ㅅㄴㄹ


숲·수풀·숲메·너른숲·풀꽃·풀꽃나무·풀꽃빛·풀붙이·풀꽃붙이·풀꽃나무붙이·숲결·숲자락·숲흐름·숲길·숲으로·숲으로 가다·숲빛·숲빛깔·숲들·숲들내·숲들메·숲들바다·사름·살림·삶·삶길·삶꽃·길·길눈·길꽃·얼개·얼거리·틀·틀거리·판·마당·푸른길·풀빛길·푸른맞이·풀빛맞이·꽃나무·꽃나무풀·꽃풀·꽃풀나무·나무돌흙·나무흙돌·돌흙나무·돌나무흙·들·들길·들빛·들녘·들판·들꽃·들꽃길·들꽃빛·들내숲·들숲·들숲내·들숲바다·들살림·들살이·멧들·멧들내·멧들내숲·멧들숲바다·멧숲·멧자락·바다·바람·바람빛·바람님·비바람·비바람해·비바람해흙·해바람·해바람비·해바람비흙 ← 섭리(攝理), 자연법칙(自然法則)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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