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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21년 11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5.
다듬읽기 138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11.5.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는 “책읽기 가게”를 연 글쓴이가 어떻게 하다가 그 길로 접어들었는가를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그러나 책은 어디에서나 읽을 만합니다. 숲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논밭에서도, 나무 곁이나 바위에 앉아서도, 서울 한복판에서도, 버스나 전철에서도,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도, 잠자리에서 눈을 감기 앞서도, 책집이나 찻집에서도, 밥집이나 싸움터에서까지, 때나 곳을 가릴 일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책읽기는 오롯이 “마음으로 스며들어 새빛을 찾는 길”이거든요. 둘레가 어떠한지 안 쳐다볼 노릇입니다. 아니, 둘레를 잊고서 이야기로 날아갈 책읽기입니다.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는 오롯이 아이를 바라보고 품고 달랠 적에라야 사랑으로 갑니다. 아이한테 이름값이나 돈이나 힘을 얹어야 하지 않아요. 허울을 털어야 책을 봅니다.
ㅅㄴㄹ
책 읽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 책읽는 모습은 아름답다
→ 책읽는 사람은 아름답다
4
무아지경으로 글자를 좇고 있다
→ 고즈넉이 글씨를 좇는다
→ 고요히 글씨를 좇는다
→ 넋을 잃고 글씨를 좇는다
4
일면식도 없는 타인이 만든 그 세계에
→ 본 적도 없는 남이 지은 그곳에
→ 만난 적도 없는 남이 세운 곳에
→ 모르는 사람이 일군 나라에
→ 스친 적도 없는 이가 올린 터전에
5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며 그들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 놀거리가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 놀잇감이 같은 사람이 가까이하고 싶다
6
출간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몹시 기대하는 책이 있다
→ 나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책이 있다
→ 태어날 날만 몹시 바라는 책이 있다
13
하루키의 신작이 나올 때면 일본 전체가 떠들썩해진다
→ 하루키가 새책을 낼 때면 일본이 통째로 떠들썩하다
→ 하루키 새책이 나올 때면 일본이 들썩들썩하다
13
퇴근하는 길에 환승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와
→ 돌아오는 길에 이음터에서 밖으로 나와
→ 들어오는 길에 이음목에서 밖으로 나와
15
제2막이라고 해야 하나
→ 두마당이라 해야 하나
→ 둘쨋판이라 해야 하나
→ 둘쨋고개라 해야 하나
20
독서를 위해 갖춰야 할 환경에는 어떤 게 있을까
→ 책을 읽으려면 어떤 터전이어야 할까
→ 어떤 곳이 책을 읽을 만할까
23
이렇게 차분한 분위기의 카페라면
→ 이렇게 차분한 찻집이라면
→ 이렇게 차분한 쉼뜰이라면
24
피어나는 담소, 담소, 담소. 그 속에서 나만 책을 펴놓고 있었다
→ 피어나는 수다, 수다, 수다. 그곳에서 나만 책을 펴놓는다
→ 피어나는 얘기, 얘기, 얘기. 그곳에서 나만 책을 펴놓는다
30
휘도가 낮은 건 그렇다 쳐도
→ 빛살이 낮으나 그렇다 쳐도
→ 안 밝지만 그렇다 쳐도
→ 안 환하지만 그렇다 쳐도
33쪽
무수한 말소리가 합쳐져 백색소음을 만들어내어 오히려 편안함마저 느꼈다
→ 숱한 말소리가 모여 온소리가 되니 오히려 아늑하다
→ 갖은 말소리를 더해 바깥소리를 이루니 오히려 포근하다
→ 갖가지 말소리가 붙어 삶소리를 이루니 오히려 어울린다
33쪽
조사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낯익고 상투적인 말들이다
→ 살펴보는 사람한테는 낯익은 말이다
→ 살피는 사람한테는 뻔한 말이다
39
진입 장벽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 울타리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 턱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 담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47
시에스타siesta, 라고 중얼거리며 그 나른한 시간을
→ 낮잠이라고 중얼거리며 이 나른한 한때를
→ 낮쉼이라고 중얼거리며 이 나른한 때를
85
조금 배타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 조금 쳐내는 듯 들릴 수 있지만
→ 조금 갇힌 듯 들릴 수 있지만
→ 조금 밀친다고 들릴 수 있지만
162쪽
미스매치는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 동떨어지면 아무한테도 안 좋기 때문에
→ 뒤뚱대면 아무한테도 보람이 없기 때문에
→ 뒤엉키면 아무도 즐겁지 않기 때문에
17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