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걷는사람 에세이 7
김봄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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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2.

다듬읽기 145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걷는사람

 2020.8.10.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 걷는사람, 2020)를 읽는 내내 갸우뚱했습니다. “이낙연 좋아하기”를 하는 왼날개도 있을는지 모르지만, 오른쪽하고 나란히 서면서 새길을 바라보는 왼쪽이라면, 미움도 불길도 싸움도 비아냥도 아닌,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을 섞어 이야기를 펴는 길이라고 여깁니다. ‘저짝’만 안 찍기에 ‘좌파’나 ‘진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쪽을 찍든, 스스로 이 삶에 사랑을 심기에 왼날개요, 손수 살림짓기를 하면서 순이돌이가 어깨동무를 하기에 왼길이며, 언제나 숲빛으로 푸르게 물들면서 풀꽃나무랑 새를 이웃으로 여기기에 왼사람입니다. 그러면 누가 오른사람·오른길·오른발일까요? 왼손이 새길을 가도록 북돋우면서 든든히 지키고 기다리고 바라볼 줄 아는 넉넉한 품일 적에 오른빛입니다. 왼쪽은 앞장서는 길이고, 오른쪽은 둘러보면서 뒤를 다스리는 보금자리입니다. 왼쪽은 새롭게 달리고 뛰고 놀이한다면, 오른쪽은 꾸준히 일하는 밑동이나 줄기라고 하겠습니다. 사람도 나무도 벌레도 나비도, 왼오른이 나란하기에 숨결입니다. 기울어진 나무는 쓰러져 죽습니다. 기우는 사람도 외곬로 치닫으며 꼰대에 먹통으로 뒹굽니다.


ㅅㄴㄹ


딱 하나 정리하지 못한 게 있었다

→ 딱 하나 추스르지 못했다

→ 딱 하나 치우지 못했다

7쪽


뜨끔했지만, 우선은 대충 얼버무렸다

→ 뜨끔했지만, 얼버무렸다

7쪽


뭔가가 자라고 꽃이 피고

→ 뭔가 자라고 꽃이 피고

9쪽


봄에 배양토를 사다가

→ 봄에 밑흙을 사다가

→ 봄에 까만흙을 사다가

→ 봄에 살림흙을 사다가

9쪽


합가를 강력히 원하고 있었는데

→ 함께살자고 소리를 높이는데

→ 같이살자고 목소리 높이는데

10쪽


그걸 또 결사반대하는 입장이었다

→ 이를 또 싫어한다

→ 이를 또 꺼린다

→ 이를 또 뿌리친다

10쪽


돌봄에 대해 확실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는

→ 어떻게 돌볼는지 뚜렷하게 생각하는

→ 돌봄길을 스스로 똑똑히 생각하는

→ 돌보는 길을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18쪽


어린 시절 살았던 건물의 옥탑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어릴 적 살던 곳에 있는 하늘채로 들어갔다

→ 어린날 살던 데에 있는 하늘칸으로 들어갔다

34쪽


사랑을 나눈다는 게 얼마나 책임과 가책을 함께하는 것인지

→ 사랑을 나누려면 얼마나 짊어지고 돌아봐야 하는지

→ 사랑을 나눌 적에 얼마나 짐스럽고 탓해야 하는지

38쪽


아버지의 고단한 삶 속에는

→ 아버지는 고단히 살면서

→ 고단히 살아온 아버지는

48쪽


젊은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고

→ 젊은날 풀죽임물을 먹고 죽으려 한 적이 있다고

49쪽


각진 턱을 가졌고

→ 모난 턱이고

→ 턱이 뾰족하고

49쪽


짧은 기고문을 썼는데

→ 글을 짧게 썼는데

→ 글을 짧게 실었는데

→ 토막글을 보냈는데

76쪽


이후에도 불편부당한 일은 학교 엔에서건 밖에서건 연일 일어났고

→ 나중에도 어정쩡한 일은 배움터에서건 밖에서건 늘 일어났고

→ 그 뒤로도 배움터에서건 밖에서건 으레 두루뭉술했고

80쪽


고양이 바라를 입양한 것은 내가 등단한 2011년도의 일이다

→ 고양이 바라는 글이름을 낸 2011년에 데려왔다

→ 고양이 바라는 내 글을 선보인 2011년에 맞이했다

92쪽


처음 이식받은 정치적 선입견 때문에

→ 처음 물려받은 외눈길 때문에

→ 처음 이어받은 외곬눈 때문에

104쪽


아주 깊은 호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 아주 좋아했으니

→ 아주 마음에 들었으니

→ 아주 눈을 반짝였으니

158쪽


글을 쓰기 위해 밀착취재를 하게 될 거라고 전하자

→ 글을 쓰려면 가까이 지내야 한다고 알리자

→ 글을 쓰려고 곁에 붙는다고 얘기하자

→ 글을 쓰자면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자

164쪽


페이소스라는 단어를 정치인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 눈물이라는 낱말이 벼슬꾼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 눈물꽃이라는 말을 감투꾼이 들려줄 줄은 몰랐다

→ 슬픔꽃이라는 낱말을 벼슬아치가 읊을 줄은 물랐다

→ 마음빛이라는 말을 감투잡이가 할 줄은 몰랐다

164쪽


작년 여름, 프랑스에 갈 일정이 있었고

→ 지난여름, 프랑스에 갈 일이 있었고

17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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