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76 : 나무의 잎들이 떨궈졌다



나무가 내놓는 잎은 ‘나뭇잎’입니다. 풀이 내미는 잎은 ‘풀잎’입니다. 우리말은 ‘나뭇잎·풀잎’인데, 일본에서는 ‘木の葉’이나 ‘草の葉’처럼 쓰더군요.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에 길들면 그만 “나무의 잎”이나 “나무의 가지”처럼 잘못 쓰고 맙니다. 잎은 ‘떨궈지’지 않습니다. 잎은 ‘떨어집’니다. 누가 작대기로 턴다면, 바람이 세차게 분다면, 이때에는 “나뭇잎을 떨구었다”처럼 씁니다. ‘떨구다·떨어지다’를 알맞게 가를 노릇입니다. ㅅㄴㄹ



나무의 잎들이 떨궈졌다

→ 나뭇잎이 떨어졌다

《그때 치마가 빛났다》(안미선, 오월의봄, 2022)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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